원숭이두창 유입, 국내 1명 첫 확진
윤 대통령, 백신 조기 도입 지시
국내에서 두창 계열의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 첫 확진 사례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해당 질환에 대한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해 발령하고 원숭이두창이 빈발하는 27개국을 다음달 1일부터 6개월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당국은 공기 전파가 흔하지 않은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지만 해외 입·출국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 검역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역 강화와 백신·치료제 조기 도입을 지시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21일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 2건이 신고돼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내국인 1명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30대로 독일에서 지난 21일 오후 4시쯤 귀국했으며, 입국 전 18일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입국 당시 37도의 미열,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였다. A씨는 피부병변·발열 증상 등을 보이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발’ 27개국 검역 관리 지역 지정…2세대 백신 3500만명분 비축
방역당국은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높였다. 이에 따라 현재 대책반이 질병청 감염병위기대응국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로 바뀌며 다부처 협력체계가 마련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도 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된다.
A씨와 같은 날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분류된 외국인 B씨는 진단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증상 발현은 수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의심환자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피부병변 등 관련 증상이 있었음에도 ‘증상 없음’을 체크한 후 부산으로 이동해 다음날에야 병원을 찾아 의심 신고가 이뤄져 검역 단계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주로 유증상자와 피부·혈액·체액 등에 밀접한 접촉을 통해 감염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침구류·바늘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공기 전파도 가능하지만,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은 질환은 아니다. 지난달 7일 비풍토병 지역인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 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당국은 원숭이두창 빈발국 27개국을 다음달 1일부터 6개월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영국·스페인·독일·포르투갈·프랑스 등 상위 5개국에 대해서는 발열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방역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 질환은 국내에서는 법정 2급 감염병으로 확진자는 격리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고, 밀접 접촉한 고위험군은 21일간 격리해야 한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 두창 2세대 백신 3500만명분을 비축하고 있으며, 당분간 초기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 중 희망자에 한해 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보다 접종 방법이 수월한 3세대 백신은 도입을 위해 제조사와 협의 중이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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