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날' vs '채식 친구들에게 필요'..채식급식 확산에 찬반 양면

기자 2022. 6. 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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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만둣국, 베지치킨너겟, 우엉강정, 도토리묵 야채무침, 김 자반, 과일 요거트. 채식 급식을 시행 중인 부산의 한 초등학교 급식 메뉴 내용이다.

맛있는 급식이 등교의 즐거움인 학생들을 위해 채식이 가진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한 모습이다.

학생들이 채식의 날 존재 이유나 배경을 납득하지 못한 채 단지 '고기가 없어서 급식이 맛없는 날'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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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현직 영양사가 문화일보에 제공한 급식 메뉴 사진. 동물성 재료를 최소화하고 참치마요주먹밥, 앵그리버드어묵우동, 유채나물무침, 야채춘권과 칠리소스, 맛남대파토스트, 배추김치 등으로 메뉴가 구성됐다.

각급 학교 채식 급식 확대 속 의견 엇갈려

채·육식 등 먹거리 인식 선제 교육 필요성

떡만둣국, 베지치킨너겟, 우엉강정, 도토리묵 야채무침, 김 자반, 과일 요거트……. 채식 급식을 시행 중인 부산의 한 초등학교 급식 메뉴 내용이다. 맛있는 급식이 등교의 즐거움인 학생들을 위해 채식이 가진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한 모습이다. 그러나 학생이나 학부모 등 채식 급식을 바라보는 이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1일 관련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탄소 배출과 지나친 육식 식습관이 문제가 되니까 교육의 일환으로 해볼만 하네요”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종교적 이유나 신념으로 채식하는 친구들에게는 필요할 것 같다” “육식 위주로 구성된 현재 급식은 채식주의자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다” 같은 의견도 나온다.

물론 채식 급식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성장기는 육류를 먹어야 한다” 혹은 “채식의 날에 급식 맛 없어서 매점이나 밖에 나가서 인스턴트 식품 먹게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보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청소년기에는 풍부한 단백질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급식에 단백질, 지방 함량만 맞춰 준다면 좋겠다”는 보완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채식이든 육식이든 선택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며 메뉴 선택의 자유 자체를 강조하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채식 급식에 반대하는 이유로 영양 불균형 초래, 실질적 탄소 저감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육류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야 할 성장기에 두부, 콩고기 등 대체 식품으로는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하는 필수 영양성분인 비타민 B12 등을 섭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소년 건강을 생각한다면 육류 섭취 제한이 아닌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국내 탄소배출량 중 축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채식 급식을 추진한다는 주장이 적절하냐는 반론도 나온다.

따라서 채식 급식 시행에 앞서 체계적인 환경교육과 영양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학생들이 채식의 날 존재 이유나 배경을 납득하지 못한 채 단지 ‘고기가 없어서 급식이 맛없는 날’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채식 급식 도입에 앞서 식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연구가 사전에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지속적인 먹거리 교육으로 채식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또 맛있는 채식 급식을 위해 메뉴 개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양사들도 적지 않다. 한 현직 영양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나날이 물가는 오르고 아이들 편식은 심해지고, 교육청에서는 채식 급식을 강조한다”며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은 본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게 나오면 맛없는 음식으로 낙인찍어 버린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 ‘그린급식 바(bar)’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76개 학교에 샐러드 바 형태로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시교육청은 그린급식바 설치학교에 교당 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는 그린급식 바 설치·운영, 채소 구입, 인건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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