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초만 22분' 타자일순으로 배제성 두들긴 NC, kt 초전박살 성공[스한 승부처]

허행운 기자 2022. 6. 2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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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1회초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기까지 22분이 걸렸다. NC 다이노스가 자신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공격을 선보이며 kt 위즈를 초전박살 내버렸다.

ⓒ스포츠코리아

NC는 22일 오후 6시 30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8차전 원정경기에서 11-0 대승을 거뒀다. 전날 1-8 패배를 완벽히 설욕하며 주중 시리즈 1승1패 동률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의 승패는 플레이볼 선언과 함께 일찌감치 갈렸다. NC가 첫 공격부터 활화산처럼 불타올랐다. 시즌 초반 부상 및 징계 등으로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가운데 '완전체'가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NC가 상대한 선발은 kt가 자랑하는 최고의 5선발 배제성이었다. 배제성은 이날 전까지 13경기에 나와 3승5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중이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받쳐주지 않으면서 많은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9번이나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뜨거운 NC 타선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드오프 손아섭이 땅볼로 물러난 후 NC 타선에 시동이 걸렸다. 권희동과 박민우가 연속 좌전 안타로 맛있는 밥상을 차렸다. 이어 4번 타자 양의지가 시원한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좋은 기세에서 다음 타석에 선 닉 마티니는 높은 존에 제구된 슬라이더를 맞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순식간에 4-0이 된 점수.

노진혁이 다시 안타로 판을 깐 가운데, 박석민이 땅볼로 물러났지만 NC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서호철-김기환이 연속 안타로 타점을 적립하며 타자 일순에 성공했다. 그러자 앞서 범타로 물러났던 손아섭까지 적시 중전 안타를 쳐내며 점수를 무려 7-0까지 벌려버렸다.

ⓒ스포츠코리아

NC 타선의 배제성 맞춤 대책이 적중했다. 배제성은 올시즌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줬다. 데뷔 후 언제나 패스트볼 구사율이 절반을 넘겨왔던 그였지만 올해 슬라이더(40.5%), 체인지업(12.7%)의 활용 빈도가 크게 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지난주 이강철 감독이 직접 "패스트볼 147~8km/h까지 때리면서 슬라이더까지 잘 들어가니까 볼넷도 줄면서 쉽지 않은 투수가 됐다"라고 말할 정도. 실제로 배제성은 변화구 비율을 늘리며 9이닝당 볼넷도 2.9개로 전년도(5.21개)에 비해 확 줄었다.

그리고 실제로 배제성은 이날 1회초에도 변화구 위주 투구 패턴을 가져갔다. 1회초에만 44구를 뿌린 배제성은 그 중 14구를 슬라이더, 8구를 체인지업으로 선택했다. 여기에 커브 1개를 더해 절반이 넘는 공을 변화구로 선택했던 배제성이다.

NC는 바로 그 배제성의 변화구를 집중 공략했다. 1회초 때려낸 8개의 안타 중 7개의 안타가 모두 배제성의 변화구를 때려낸 결과였다. 노진혁만이 초구 패스트볼을 노려 안타를 만들어냈다. 특히 초반 4점을 뽑는데 필요했던 권희동-박민우-양의지의 안타와 마티니의 홈런은 모두 배제성의 전매특허 슬라이더를 받아친 결과였다.

ⓒ스포츠코리아

그야말로 '초전박살'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NC의 1회초였다. 기세를 탄 NC는 6회초에 쐐기 4점을 더해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며 한때 최하위 10위까지도 처졌던 NC지만 징계와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확 달라진 공격력을 이날 유감없이 뽐냈다.

NC에 희소식은 아직도 진정한 의미의 완전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거금을 들여 데려온 외야수 박건우가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 박건우까지 돌아온다면 NC의 타선은 그야말로 '핵타선'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9위로 하위권에 위치한 NC지만 그들의 뜨거운 6월에서 눈을 떼서는 안되는 이유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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