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기대 이상 재미있지만 대충 키우면 큰코 다친다"

문원빈 기자 2022. 6. 2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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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생각하면 큰 오산" 섬세한 판단력 요구하는 우마무스메 체험기

-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공식 TVCF

"달려! 테이오!", "힘내! 라이스 샤워!", "안돼! 버텨! 마르젠스키!"

집 안에 퍼지는 응원. "시끄러워! 도대체 뭐하는데?"라며 소리치는 룸메이트.

30분 후 "내 경주마 어때? 예쁘지?", "데뷔전 1착했다!", "라이스 샤워 좋아?"  룸메이트도 옆에서 경주마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에 불어온 우마무스메 열풍으로 기자의 스마트폰은 쉴 시간이 없습니다. 지난해 사이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 협업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기다린 게임과 드디어 마주한 것이죠.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경주마의 이름과 영혼을 이어받은 캐릭터를 육성하고 레이스에서 승리해 각 캐릭터들의 꿈을 이루고 경쟁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누른 'START' 버튼. 하지만 튜토리얼부터 만만치 않아보입니다. 마음(인자), 계승, 적성, 서포트 카드 등 생소한 단어과 복잡한 UI는 어지럼증까지 유발할 정도였죠. 

- 수많은 도전으로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리세마라... 한 달 뒤에 또...

사전 정보에 따라 기자도 5시간 넘게 리세마라를 진행한 끝에 적당한 서포트 카드 구성을 뽑았습니다. (눈물) "드디어 체험기를 쓸 수 있다" 곧바로 캐릭터 육성에 돌입했습니다. 처음 고른 캐릭터는 '마르젠스키'로 마일·중거리 도주가 주 포지션이지만, 인자 개조가 쉬워 '더트'로도 자주 활용되는 경주마죠.

목표는 당연히 'URA 파이널즈 우승'. URA 파이널즈란, 우마무스메 캐릭터 육성의 최종 목표입니다. 각 캐릭터마다 9개의 기본 육성 목표가 있고 해당 목표를 모두 성공하면 URA 파이널스에 도전할 자격을 얻을 수 있죠.

육성할 캐릭터를 선택하면 인자를 계승할 캐릭터를 골라야 합니다. 인자 계승 경주마를 고를 때 경기장 적성, 거리 적성, 각질 적성, 능력치, 계승 스킬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는데요. 복잡해서 상단에 표기되는 상성이 좋은 관계를 선택했죠.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고민한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다음은 서포트 카드를 선택할 차례입니다. 기자는 리세마라로 뽑은 '[한 알의 평온] 슈퍼 크릭', '[트레센 학원에서 어서 오세요!] 하야카와 타즈나', '[0500] 정각대로', '[친구를 철저히 단련] 미호노 부르봉', '[감사함을 손끝까지 담아서] 파인 모션'을 선택하고 친구 카드로 '[꿈은 내걸으라고 있는 거야!] 토카이 테이오'를 선택했습니다. 

"재차 언급하지만 인자와 서포트 카드는 육성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TP를 절약하고 싶다면 커뮤니티 공략을 확인한 후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인자, 서포트 카드를 신중하게 골라줍니다.

육성을 시작하면 캐릭터와 대화 형태로 시뮬레이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단에 '주니어급 데뷔전에 출전'이라는 육성 목표를 클릭하니까 마르젠스키의 육성 목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남은 턴 수 동안 준비해서 목표를 달성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준비에 핵심은 트레이닝이 있습니다. 스피드, 스태미나, 파워, 근성, 지능 총 5가지의 능력치가 있고 경주마에 따라 중요도가 다르죠. 단순하게 단거리 전용 경주마라면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스피드가, 중·장거리 전용 경주마라면 스태미나가 비중이 높은 셈입니다.

"경주인 만큼 스피드를 기본으로 올리되 경주마 적성에 따라 선택해야 할 서브 능력치가 다르다" 경주마를 육성할 때마다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문구였죠.

가끔 특정 능력치에 느낌표가 나타난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기자는 캐릭터에게 필요한 스피드, 파워, 지식이 아니라면 무시하고 다른 훈련을 클릭했습니다.

마르젠스키의 경우 스피드와 파워가 중요한 경주마인 만큼 스피드에 최대한 집중해서 훈련했어요. 스피드를 육성하면 파워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스피드를 올리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훈련은 버튼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진행되고 기본 상승 수치는 버튼 상단 표에 표기되는 방식이었는데요. 훈련 장면이 주기적으로 바뀌니까 나름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이때 우정 트레이닝 등 각종 이벤트와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능력치 상승을 노릴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을 확률적이지만 발동 조건을 잘 파악해서 훈련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됐죠. 

- 각 육성에 대한 튜토리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훈련을 계속하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체력 게이지가 낮을수록 훈련 실패율이 높아지죠. 무리하게 훈련했다가 다치거나 힘들다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캐릭터의 컨디션을 위해 게이지를 확인하면서 훈련을 진행하고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외출이나 양호실로 회복시키는 섬세함이 필요하죠.

훈련, 외출, 휴식을 진행하면서 경주마와 대화할 때도 있고 다른 경주마를 만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어린 동생 혹은 자식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1착을 하면 칭찬하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위로하는 선택지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심어주는 요소로 작용했죠.

로딩 시간마다 그래스 원더의 비밀이라며 '사실은 스커트 길이에 민감합니다'와 같은 TMI를 알려주는데요. 나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스마트폰 성능이 좋을수록 로딩이 금방 끝나서 놓칠 수 있어요."

물론, 때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따끔하게 혼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육성은 빠르게 스킵 기능도 있는데요. 첫 캐릭터를 육성할 때만큼은 연출과 대화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즐기는 것을 추천해요. 진짜 재밌거든요.

- 캐릭터뿐만 아니라 외부 캐릭터들과의 대화도 몰입감을 올려줍니다.

첫 번째 목표인 데뷔전을 끝내니까 출전 조건이 목표에 추가됐습니다.

경주에 참여하려면 지정된 수만큼 팬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죠. 미션 외 레이스를 진행하면 성과에 따라 팬 수를 확보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레이스는 목표 전에 어떤 능력이 부족한 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팬 수에 따라 '비기너'부터 '레전드'까지 분류되는 클래스 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랭크 상승을 노린다면 보다 많은 출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한정 미션에 특정 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라는 항목이 있으므로 경주마를 육성하면서 레이스 일정을 보고 육성 미션과 겹치지 않는다면 노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레이스를 진행하기 전에 '스킬' 세팅도 놓칠 수 없죠. 각 경주마들은 각자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스킬을 확정하면 돌이킬 수 없어 처음이지만 매우 신중하게 누르게 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처음 설정한 인자, 서포트 카드에 따라 습득하는 스킬이 달라집니다. 처음 고를 때 신중하라고 조언했던 이유가 이런 곳에 숨겨져 있어요.

- 달리는 장면, 스킬을 사용하는 장면도 바라보면 흥미진진합니다.

마르젠스키를 육성할 때 7번째 미션인 'G1 오사카배 1착' 미션이 가장 큰 위기였어요. '황제' 심볼리 루돌프가 너무 빠르게 추월한 바람에 1마신 차이로 2착을 달성한 상황이 허다했거든요.

3번 정도 여기서 탈락하니까 스태미나가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했죠. 스피드랑 파워만 올리니까 2000m 중거리를 소화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다음 육성에선 스태미나에 일정 수준 투자하니까 쉽게 1착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TP 낭비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과정이 우마무스메의 육성 재미라고 생각해요. 우마무스메로만 맛볼 수 있는 쾌감이죠.

모든 미션을 완료하면 대망의 URA 파이널스에 도전권을 얻게 됩니다. URA 파이널스는 1턴마다 레이스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체력 분배가 매우 중요했어요. 경주마가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휴식을 취하거나 외출로 컨디션을 조정했습니다.

"URA 파이널스가 시작되면 다른 레이스는 개최되지 않습니다."

- 경기에서 우승하면 위닝 라이브 센터가 될 수 있습니다.
- 무대 퀄리티가 여타 버추얼 아이돌 수준급이라 놀랐습니다. 우마무스메의 '묘미'였죠.

URA 파이널스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마르젠스키가 육성 난이도가 쉬운 편이죠. 다른 경주마를 육성하니까 URA 파이널스까지 도달하는 것은 물론, 예선부터 결승까지 1착을 달성하는 것도 어려웠거든요.

오히려 이전 '오사카배'와 '텐노상(가을)'이 고단했죠. 추가로 팬 수 확보를 위해 단거리 전용인 마르젠스키로 장거리 레이스인 '텐노상(봄)'에 참가했다가 크게 후회했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레이드는 되도록 시도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어요."

URA 파이널스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우승하면 육성 결과가 정산됩니다. 기자는 빠르게 진행한 탓에 최종 랭크가 좋진 않은데요. 이런 식으로 경주마를 성장시켜 좋은 인자를 확보하고 더 좋은 경주마를 키우는 것이 우마무스메 육성의 핵심입니다. 우마무스메만의 차별된 재미였죠.

공들여 육성한 경주마들로 팀 레이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우승 퍼포먼스인 '위닝 라이브'를 감상하면 육성했을 때의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 생각보다 쉽지 않은 URA 파이널스까지의 도전기.

팀 경기장, 데일리 레이스, 스토리 모드 등 여러 콘텐츠를 제외하고 육성만 총평하면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구조로 잘 설계된 게임'이었습니다. 일본판으로 우마무스메를 경험했던 기자도 한국판 우마무스메를 나름 신선하게 즐겼어요. 아무리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해도 모국어로 공식 번역된 것은 비교 불가였죠. 

사실 URA 파이널스 우승만을 바라본 체험기라 육성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친 것이 많습니다. 방대한 분량의 튜토리얼만 봐도 느낄 수 있듯이 정말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잖아요. 게임을 설치하기도 전에 커뮤니티 혹은 유튜브 정보만 살펴보고 너무 복잡해서 우마무스메 입문을 망설이는 지인도 꽤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육성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런 상황은 이렇게 대처하면 되겠다", "경주마를 이렇게 육성하면 다음 경주마 인자에 도움이 되겠어" 등 각종 지식을 자연스럽게 숙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구조를 가진 만큼 입문 전부터 겁 먹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게임입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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