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어촌 소멸]③ 살고 싶은 섬?.."인프라 없으면 소멸"
[KBS 창원] [앵커]
어촌 소멸, 연속 보도입니다.
경상남도가 섬 인구 늘리겠다며, '살고 싶은 섬'을 선정해 숲과 탐방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섬 한 곳에 3년 동안 30억 원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정작, 주민들은 식수난과 열악한 응급 의료 시설 때문에 섬을 떠나고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경상남도가 선정한 '살고 싶은 섬', 통영시 추도에 올해 초 귀촌한 문경자 씨 부부.
막상 서너 달을 살아 보니 빗물을 받아 써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광역 상수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경자/통영시 추도 귀촌인 : "(광역)상하수도, 이게 빨리 좀 진행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통영의 섬 41곳 가운데 광역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섬은 모두 17곳, 주민 2천4백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봄 가뭄에 일부 주민들은 다른 마을로부터 제한급수를 받고 있습니다.
[박현여/통영시 추도 대항마을 이장 : "(1.8L) 생수병에다가 물을 길어다가 두 병으로 샤워하고, 한 병은 먹고 이런 식으로 한 두어 달을 살았거든요."]
이른 아침, 병원선이 향하는 곳은 지난해 경상남도의 '살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남해의 호도입니다.
보건진료소가 없어 병원선은 주민들에게 '생명선'과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선이 담당하고 있는 경남의 섬 40곳의 주민 2천5백여 명 가운데 절반은 고령층입니다.
대다수가 기저 질환자여서 응급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응급의료시설 접근성은 낮아 빠른 대처가 어렵습니다.
응급의료시설 접근성이 빠른 정도에 따라 붉은색으로 표시한 지도입니다.
어촌, 특히 섬 지역은 30분 안에 도착할 수 없는 취약지역입니다.
남해군 남면과 상주면 등 면 지역 9곳은 만 8천여 명의 모든 주민이 30분 안에 응급의료시설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섬에서 육지의 구급차까지 환자를 배로 이송하는 시간은 통영해경 평균 51분, 사천해경 71분, 경남소방 69분, 응급의료시설 도착 시간은 더 길어집니다.
[이봉철/남해군 호도 어촌계장 : "아프면 무조건 (환자를) 업고 (선착장으로) 와야 해요. 업고서 배에 싣고 (응급의료시설로) 가야죠."]
3년 전,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닥터헬기 도입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김경수/전 경남지사/2019년 7월 : "닥터헬기 도입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다 되어있는 상태이고요."]
헬기착륙장이 있는 경남의 섬은 7곳에 불과한 데다, 헬기에 탈 의료진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응급의학과 전문의사와 간호사 이런 분들이 필요한데, 그분들이 헬기를 안 타려고 해요. 닥터헬기에 탑승할 사람이 없어요."]
경상남도가 섬 인구 늘리기를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선정한 '살고 싶은 섬'은 모두 4곳.
숲과 탐방로 만들기에 각각 30억 원씩 모두 120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류동춘/남해군 조도 '살고 싶은 섬' 위원장 : "의료사업도 그렇고 복지도 그렇고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육지보다는 못하겠죠. 육지보다 못하지만, 육지의 반은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섬에 사는 사람도 (같은) 사람이고."]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경남의 섬 70여 곳 가운데 13곳이 40여 년 뒤 무인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유용규/영상편집:안진영/그래픽:박부민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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