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서 "덜 짜게, 덜 달게 해주세요"..선택사항 두고 갑론을박

배윤경 2022. 6.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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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덜 짜게' 혹은 '덜 달게' 만들어 달라고 소비자가 주문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이를 두고 찬반 의견도 나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기일 제2차관 주재로 제4차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 동안 실시되는 제3차 기본계획안에는 인구 고령화, 1인 가구·만성질환자 증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환경 변화 및 정책 여건 등을 고려한 '건강식생활 실천 인구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의 나트륨과 당 섭취량을 낮춰 지난 2020년 33.6%에 불과하던 국내 나트륨 적정수준 섭취 인구 비율을 오는 2026년까지 38.6%로, 같은 기간 적정 수준의 당을 섭취하는 인구 비율을 72.3%에서 80%로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4대 추진전략과 15대 추진과제, 29개 세부과제를 내놨는데, 이 중 배달 앱에 나트륨과 당 저감 기능을 구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앞으로 음식 배달 앱을 통해 주문 시 조리사에게 나트륨과 당을 조절하도록 요구할 수 있게 앱에 시스템 구축을 요청할 방침이다.

배달 앱 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예산과 정책을 협의하며, 필요 시 예산 등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업계 의견은 첨예하게 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점이 음식을 만들지, 배달 앱은 주문만 대행하는 플랫폼인데 배달 앱에 무게를 지우는 것"이라며 "시스템 구축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배달 앱을 이용해 음식점을 변화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외식산업협회 등과 논의해야 할 문제를 플랫폼에 떠 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은 소비자 반응이 리뷰로 즉각 달린다. 단순히 '덜 짜게', '덜 달게'만으로는 섬세한 소비자 요구를 맞추기 어렵고, 이는 그대로 리뷰에 불만으로 드러날 것"이라면서 "'덜 짜게' 또는 '덜 달게'란 기준도 애매해 음식점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시스템화 해야하는 배달 앱과 점주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단순히 지금처럼 요청사항에 '덜 맵게 해주세요' 등을 말하는 것과 정식으로 시스템화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전했다.

반면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배달 앱 사용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식당에 상세하게 요청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의견이다.

한 배달 앱 관계자는 "규제라고만 볼 일은 아니다. 배달 앱 업체로서는 정부 정책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호응과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기존의 나트륨·당 저감 캠페인보다 효과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달 앱 사용자 A씨는 "정부 정책으로 이 같은 기능이 생기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소비자가 음식점에서 '간'을 요청하긴 어려운데 정당한 요구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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