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치안감 기습 인사에 번복까지.. 윗선 개입 의혹 증폭
행안부 장관 귀국하자마자 인사
부임 하루 전날 오후 7시 발표
경찰 "실무자의 실수였다" 사과
1시간 뒤 "행안부가 잘못 보내"
인사 명단까지 수정돼 설왕설래
李장관 "대통령 결재 전 공지된 것"
대통령실 "경찰 길들이기는 허위"
22일 경찰 안팎에서는 전날 치안감 인사를 두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초유의 사태”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보직상 시·도경찰청장에 준하는 치안감 인사를 부임 하루 전날 오후 7시쯤 기습적으로 발표한 데다, 이를 2시간여 만에 뒤바꾸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경찰 보직 인사는 발표 일자와 시행 일자 간에 일정 기간을 두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인사 명령은 저녁에 발표하고 바로 다음 날 자 기준 시행이다. 실제로 인사 대상자들은 저녁 무렵 인사 소식을 듣고 다음 날 부임지로 출근을 준비하게 돼 이·취임식조차 갖지 못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전임자에게 이임식 없이 곧바로 나가란 얘기”라고 말했다.
특히 고위직 보직 인사를 2시간여 만에 뒤집은 것을 두고 윗선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치안감 인사를 언론에 다시 공지하면서 “실무자의 실수로 최종안이 아닌 것을 잘못 배포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1시간여 뒤에는 “행안부가 최종안을 잘못 보내와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마저 번복했다.
두 차례의 인사 발표에서 보직이 변경된 일부 인사를 두고도 설왕설래다. 특히 경찰 골프장 예약 특혜 의혹을 받았던 이명교 중앙경찰학교장(전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은 첫 번째 인사 명단에 오르지 못했는데, 새로운 명단에는 추가되면서 갖가지 추측이 쏟아진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실은 경찰 인사안을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인사안이 번복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사 번복을 통해, 인사안을 통해, ‘경찰 길들이기’를 한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나머지 사실에 대해선 행안부 내지 경찰에서 설명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권구성·송은아·이창훈·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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