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떠돌던 490년 전 '독서당계회도' 고국품으로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2022. 6. 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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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까이 일본을 떠돌던 490년 전의 조선 그림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선비들의 독서모임을 그린 1531년작 '독서당계회도'를 69만3000달러(약 8억4000만원)에 매입한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2일 언론 공개회를 통해 실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독서당계회도는 비단에 그려진 수묵채색화로, 족자 전체 크기는 187.2×72.4cm, 그림 크기는 91.3×62.2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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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경매 매입 후 실물 공개
조선 관료 사가독서 풍경 등 표현
내달 7일부터 특별전 통해 전시
1531년에 제작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독서당계회도가 일본에서 환수돼 오는 7월 7일 개막하는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서울경제]

100년 가까이 일본을 떠돌던 490년 전의 조선 그림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선비들의 독서모임을 그린 1531년작 ‘독서당계회도’를 69만3000달러(약 8억4000만원)에 매입한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2일 언론 공개회를 통해 실물을 공개했다.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단과 국립고궁박물관은 다음 달 7일부터 개최할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이라는 특별전을 통해 이 유물을 국민에게 선보인다.

‘독서당 계회도’는 독서당에서 사가독서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며 제작한 일종의 기록화다. 조선시대에는 젊고 유능한 문신들을 선발해 휴가를 주고 업무 대신 학문에 전념하게 한 인재 양성책 ‘사가독서(賜暇讀書)’ 제도가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자기계발을 위한 연수과정과 비슷하다. 중종(재위 1506~1544)은 1517년 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쪽인 한강변 두모포에 ‘독서당’을 신축하고 사가독서에 이용하게 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지만 지명으로도 흔적을 남겼다.

국내 남아있는 조선시대 계회도는 약 180여 점인데, 그 중 15~16세기 작품은 50여 점에 불과하다. 계회도 중 국보는 없으나, 보물로 지정된 것이 12건 19점이다. ‘독서당계회도’는 1545년작 ‘동호계회도’(국립광주박물관 소장)와 1570년작 ‘독서당계회도’(보물·서울대박물관 소장)까지 16세기 유물로 딱 3점만 전하고 있다. 이번 환수작은 이들 중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인 데다, 제작 연도도 확실해 ‘국보급’으로도 손색없다.

이날 공개된 독서당계회도는 비단에 그려진 수묵채색화로, 족자 전체 크기는 187.2×72.4cm, 그림 크기는 91.3×62.2cm이다. 화면에 가운데 응봉(鷹峰·매봉산)을 중심으로 두모포 일대가 조선 초 안견 화풍으로 묘사돼 있다. 강변의 풍경 너머로 안개에 슬쩍 가려진 ‘독서당’ 지붕이 보인다.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입은 참석자들이 뱃놀이 하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명의 호와 이름·본관·생년·사가독서한 시기·과거 급제 연도·계회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적혀 있다. 참석자들은 1516~1530년 사이에 사가독서한 20~30대의 젊은 관료들이다. 백운동서원을 설립한 주세붕(1495~1554), ‘규암집’을 저술한 송인수(1499~1547) 등의 이름이 눈에 띈다.

환수된 독서당계회도는 교토국립미술관 초대관장을 역임한 동양학자 칸다 기이치로(1897~1984)가 소장해 온 것으로 학계에서는 이미 유명했다. 기이치로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제3의 소장자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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