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는 남궁훈 카카오號 "1년 같았다"

송종호 2022. 6. 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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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영진 먹튀 논란 속 카카오 구원투수로 등판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 제시…메타버스 新사업 추진
전격 원격근무 도입에 직원 반발 후폭풍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주가하락 등은 여전한 과제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취임 100일을 앞둔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1년 같았다”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남궁 대표 취임 후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던 행보가 읽히는 발언이다.

남궁 대표는 22일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디지털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 참석 직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남궁 대표가 내달 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남궁 대표는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개척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적임자로 낙점됐다. 하지만 카카오의 실추된 신뢰도 및 기업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남궁 대표의 부담도 어느 때보다 컸다. 새로운 근무 가이드라인을 두고 소통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게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지며 조직 내부 분위기가 또다시 술렁거린다. 그럼에도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 비전 제시, 메타버스 근무제 도입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내며 100일을 보냈다. 남궁 대표의 100일 동안 결정적인 4장면을 꼽아봤다.

경영진 먹튀 논란 속 카카오 구원투수로 등판

남궁 대표는 지난 1월 내정됐다. 그는 내정 직후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가지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내정 당시 카카오가 지녔던 고민과 책임감이 묻어난 발언이다.

당시 카카오는 뒤숭숭했다. 앞서 기존 카카오 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식 대량 매도 논란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공동대표로 연임할 예정이던 여민수 대표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했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남궁 대표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냈다. 김 의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엔케이(남궁 대표)가 카카오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적극 사업적 비전을 리드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가 카카오를 정상궤도로 이끌 인물로 판단한 것이다. 그는 곧바로 미래전략을 제시하며 안팎의 기대에 화답했다. 바로 지난 3월 공개한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이 그것이다.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미래 10년 키워드 제시

남궁 대표가 제시한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는 카카오의 미래 1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말했다. 또 비욘드 모바일에 대해선 카카오톡 등을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는 남궁 대표의 비전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국내에서 메신저 기반으로 성장한 카카오가 글로벌로 확대하는 전략은 한계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 같은 의심에 남궁 대표는 ‘메타버스’ 로 답했다.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카카오 새 전략인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 계획을 수립해 나간다는 것.

남궁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을 소개했다.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된 카카오 유니버스로 재편하겠다는 핵심이다. 이 일환으로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토대로 취미·장소·인물 등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는 오픈링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전격 원격근무 도입하고도 욕먹은 엔케이

대외 사업을 호기롭게 이끌던 남궁 대표도 최근 암초를 만났다. 내달 시행 예정인 전격 원격 근무제를 두고 직원들이 반발하면서다. 특히 내부에서 시작된 비판으로 남궁 대표의 쓰라림은 더 컸다. 새 근무제도가 사전 의견 수렴 없이 공지된 데다가 집중근무 시간, 실시간 음성 대기 도입 등이 문제가 됐다. 남궁 대표는 간수가 수감자 감시를 용이하도록 설계된 '판옵티콘'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해야 했다.

결국 남궁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남궁 대표는 새로운 근무제 발표 하루 만에 재검토를 선언했다. 그 결과 ▲2~5시 집중근무제(코어타임) ▲주1회 오프라인 만남 권장으로 새 근무제는 조정됐다. 집중 근무제는 1시간으로 줄었고, 디스코드 접속유지 근무 제도는 폐지된 것이다. 여기에 격주로 놀금 제도를 도입되며 복지는 더욱 강화됐다.

모빌리티 매각·주가하락 등은 현재 진행형

카카오의 최대 현안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과 기업가치 회복이다. 이를 얼마나 원활하게 처리해 가느냐가 남궁 대표의 경영 능력을 검증한 시험대로 간주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설이 논란이 되자 카카오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이날 관련 질문에 “이야기가 잘못 나가면 안된다”며 말을 아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남궁 대표가 매각설을 부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지난 20일 “매각 논의 과정과 매각 추진 의사를 전하지 않은 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고 형식적”이라며 사측과의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복잡한 내부 사정이 안좋은 대외 경제여건과 맞물려 주가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되레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바닥을 치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84%(2000원) 줄면서 6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52주 신저가 기록이다. 지난해 7월 1일 기록했던 52주 신고가(16만5500원)와 비교하면 약 60% 줄어든 것이다.

이 영향으로 결국 시총 10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은 30조4703억원으로 기아(30조9698억원)에 뒤져 11위를 기록했다.

남궁 대표는 내정자 시절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책임경영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이지만 최근 주가를 보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카카오의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광고와 커머스 사업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가능성 등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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