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어깨서 팔고 발목서 샀네?..카카오페이 신원근 자사주 매입두고 '설왕설래'

이한승 기자 2022. 6.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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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말 주식 대량 매도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최근 자사주를 다시 사들였습니다. 

주주 가치를 제고해 신뢰를 찾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인데요. 

하지만 2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주식을 팔았다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이후에야 다시 사들인 것을 두고 투자자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한승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최근 들어 자사주를 사들였다던데 얼마나 산 건가요? 

[기자] 

최근 자사주를 산 건 신원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 5명인데요. 

신 대표가 11억 4,000만 원 규모를 사들였고, 나머지 경영진 4명이 총 18억 원 규모로 자사주를 샀습니다. 

지난해 12월 경영진들이 판 주식의 3분의 1 가량을 다시 사들인 것인데요. 

카카오페이는 신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지난해 주식 매도로 생긴 차익 전액을 연말까지 주식 매입하는데 단계적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렇게 사들인 주식에서 발생한 차익은 회사의 성장과 공익을 위해 환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회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봐달라고 겁니다. 

[앵커]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 주주들 입장에서는 호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도 그런가요? 

[기자] 

신원근 대표가 자사주를 되샀던 게 지난 16일이었는데요. 

그날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 떨어진 7만 6,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 당시 종가 기준으로는 신저가였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그날 코스피가 8 거래일 만에 올랐지만, 카카오페이는 오히려 떨어진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나 신 대표 등 경영진들이 매도가격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 이후에도 카카오페이 주가는 6만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하면서 약세를 보였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자사주 매입은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이지만, 6개월이 지나서 사들인 것이 좋게 비치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반응입니다. 

[앵커] 

곱지 않은 시각이 얼핏 이해는 가는데, 왜 6개월이나 걸린 걸까요? 

[기자] 

자본시장법에는 '단기 매매차익 반환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회사의 임직원이나 주요 주주가 주식을 6개월 내에 사들어 차익을 얻으면 해당 차익을 법인에 돌려줘야 한다는 것인데요. 

카카오페이는 이 제도를 지키기 위해 6개월이 지나자마자 주식을 샀다고 설명했는데요. 

신 대표 등 경영진들이 주식 매입을 통해 얻은 차익을 회사에 돌려주기로 했다는 점에서 굳이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카카오페이는) 원래 매각한 주식을 다시 사들이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면 매각한 직후에는 사들이지 않고 저렴할 때 사는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앵커] 

가장 중요한 건 정말 주가가 회복될지, 그리고 신뢰가 회복될지 여부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이후 주식으로 얻게 되는 차익을 회사와 공익에 돌려주니까 신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미 주가가 급락해 손실을 크게 본 투자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사후에 뒷수습을 하는 것이 합리화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반성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했으면 즉각적으로 행동에 옮겼어야 했는데 주가가 급락한 후에야 다시 주식을 사들이다 보니까 '저가매수'라는 비판이 뒤따른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이럴 거면 왜 팔았냐'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인 거죠. 

대주주인 알리페이가 500만 주를 대량 매도하며 주가 급락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추가 매도 가능성도 남아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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