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서 "포괄 안보 구축"..반중 해석에 "논리 비약"
한·일 약식 회담 가능성..김건희 여사 동행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과의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회의 기간에 한·미·일 정상이 따로 모여 북핵 문제 등 안보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은 반중국·반러시아 외교 노선으로 해석되는 데는 “비약”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석한다고 밝혔다. 나토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을 이번 회의에 초청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 참석 의미를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연대 강화’와 ‘포괄적 안보기반 구축’ 등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속에서 나토 동맹들과 함께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한국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집단방위가 아닌 포괄안보 협력을 나토와 함께 도모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이 함께 하는 세션에서 “강력한 북한 비핵화의 의지를 피력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논의가 비중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김 실장은 “우리도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이미 공여된 지원 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추가 공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기본 방침 아래, 앞서 지원한 5000만불에 더해 5000만불이 추가로 지원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없고 우회적인 지원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사이버, 항공, 우주, 기후변화, 해양안보 등 신흥안보 분야를 오래 연구해 온 나토와 정보 공유, 합동 훈련,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런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주나토 대표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식 한·일 정상회담은 불투명하다. 두 정상이 정식 회담은 아니라도 ‘풀 어사이드’(pull aside·약식 회담) 형태로 환담할 가능성은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라며 “약식회담도 가능할 것으로 저희는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기간 중 두 정상이 회담이나 회동장에서 3번 이상 마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 자연스럽게 두 정상의 단독 환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다른 관계자는 “관계 개선을 할 준비는 돼 있는데 민감한 시점에 외국 땅에서 다른 계기에 만난 회담에서 한·일 의제에 집중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가 양국 간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오는 7월 현 내각의 중간평가 격인 참의원 선거를 한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개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미·일 회담에선 7차 핵실험을 시사한 북한 핵문제를 두고 안보 협력이 주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유럽의회를 포함해 폴란드, 체크, 덴마크, 네덜란드 등 10여개의 양자 회담도 추진 중이다.
나토 정상회담 참석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견제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수 있는 데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을 배제한 3국의 밀착행보가 강화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반중·반러 외교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오는 데 적극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포괄안보의 차원에서 나토 회원국 및 파트너국과의 네트워크를 확대 심화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것이 반중, 반러 정책으로의 어떤 대전환이라고 해석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평화와 자유에 대한 위협이니까 그것에 힘을 모아서 대처하는 것을 반중이라고 얘기하는 게 논리의 비약”이라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후속 협의, 양국 간에 선제적이고 긴밀한 불편한 이슈에 대한 심도있는 협력 기재가 현재도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 기간 중의 공식적인 배우자 프로그램에 가급적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유정인·심진용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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