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상 첫 나토 참석..'3분 스피치'하는 尹, 무슨 얘기 할까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 치러
40여개국 정상 앞에서 연설
강력한 대북억지 지원 당부
경제실리 챙기는 행보 계획
네덜란드와는 반도체 협력
체코·폴란드에는 원전 홍보
反러 전선에도 동참할 듯
김건희 여사도 참석 가닥
◆ 나토 정상회의 ◆
윤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안보 측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의 지지를 얻어내고, 경제안보 측면에서는 원전·반도체·방산 등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이 가능한 국가들과 만나 실리를 챙기는 것이다.
22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30개 회원국, 파트너국과의 '조인트 세션'에 참석해 3분가량 스피치를 할 예정인데, 여기에 북한 관련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에 북한 비핵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할 계획"이라며 "북한이 금년 들어서만 17차례 도발한 상황이다. 북한이 어떤 단계를 거쳐서 비핵화를 할 수 있을지,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 패키지에 뭐가 있을지 '담대한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나토는 우리나라와 2006년 공식 파트너십을 구축한 이래 유럽 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협의체로 활용돼왔다.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도, 유럽에서는 집단 방위기구인 나토에 기대왔던 것이다. 나토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대북 규탄 성명을 총 25차례나 발표하는 등 대북 압박에 적극 동참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이해당사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회원국의 일원인 네덜란드는 ASML이라는 세계 굴지의 넘버원 장비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원전에선 프랑스가, 신재생에선 독일이 세계적 강자"라고 전제하면서 "나토 회원국 중에는 반도체라든지 신기술 등과 관련해 공급망 측면에서 핵심적 위치를 점하는 나라가 많다. 글로벌 어젠다를 세팅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가 잔뜩 모여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러시아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시 나토 정상회의 파트너국으로 참석하면서 '반러시아' 전선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기존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던 5000만달러에, 최근 결정한 추가 5000만달러 인도적 지원에 더해 추가 공여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반러시아' '반중국'이라는 표현 자체에 대해선 부정하며 "전쟁이 발생했고, 평화와 자유에 대한 위협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에 힘을 모아 대처하는 것을 반중·반러시아라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관련해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주나토대표부 설치 문제도 확정짓는다.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주나토대표부를 신설하면서 현재 주유럽연합(EU) 대사 겸 벨기에 대사가 주나토 대사도 맡게 된다.
한편 나토 정상회의에는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참석이 사실상 확정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정상회의에는 공식적으로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면서 "참여 의사를 오늘까지도 타진 중인 것 같은데, 가급적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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