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리려고..민주당, 대선 고소취하 조건 내걸어" 권성동 맹비난

여야, 원구성 지연 공방
권 "이재명 살리려고 정략적"
박홍근 "얼토당토않은 왜곡"

여야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 구조를 되풀이하고 있다. 2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측이 대선 국면에서의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것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면서 여론전을 펼치자 민주당이 반발하며 지도부끼리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전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내 의원 모임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 창립세미나 축사에서 "(민주당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원 구성과 아무 관계가 없는 조건을 요구하며 갈등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크게 세 가지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법안) 불법 통과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등을 취하해 달라고 한다"며 "자기들이 떳떳하면 왜 취하해 달라고 하겠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어 "대선 때 고소·고발을 상호 취하하자는데, 전부 이재명 민주당 의원과 관련된 것"이라며 "이 의원을 살리기 위해 정략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이 검수완박 입법 후속 조치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설치해 운영하자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즉각 반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회동 제안을 한 뒤) 권 원내대표가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했다"며 "협상 상대에게 할 얘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이 문제에 대해 들은 유일한 사실은 지난 4월 천안함 희생자 추모 행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때 고소·고발 사건을 어떻게 하려고 하나'라고 묻길래 제가 '원내 업무가 아닌 당무이니 우리 당 비대위원장과 상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가) 사실을 왜곡한 것을 바로잡고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만나지 않겠다"고 알렸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이날 중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다만 여야 회동에 참석했던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원 구성 조건과 무관하게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양당이 정치적으로 고발한 것이 있으니 신뢰 회복 차원에서 취하하는 게 어떠냐고 의사 타진을 한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선거가 끝나면 늘 그래왔지 않느냐'는 식으로 공감도 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의 사과 요구에 권 원내대표는 "사과를 할 게 뭐가 있나"라며 "자기들(민주당)이 협상 과정을 어제(21일) 다 공개해 우리도 대응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여야는 이날도 조속한 원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책임 소재를 서로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도 "민주당과 원 구성 협상은 합의대로 하면 된다"며 "법제사법위원회는 우리(국민의힘) 주고 17개 상임위를 나누면 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다섯 번째 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 이견이 좁혀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서해 피살 공무원 특위를 만들자며 새로운 조건까지 내세웠다"며 "말로는 경제위기가 심각하다면서 보복 정치도 모자라 정쟁 소지가 다분한 정치 이슈만 내세워 불리한 국면을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윤균 기자 / 김보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