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지수 3개월째 '주의'..자영업 빚 폭탄 터지나

안병준 2022. 6.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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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융안정 보고서
자영업 대출 960조 달해
코로나 확산 후 40% 폭증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 세계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스템 불안정성 정도를 수치화한 금융불안지수(FSI)가 지난 5월 13.0으로 2020년 9월(15.9)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금융불안지수는 높을수록 위험하다는 의미이며 8을 넘으면 '주의 단계', 22를 넘으면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지난 3월 금융불안지수는 8.9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에 진입한 후 3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엔 24.5를 기록하며 위기 단계에 올라서기도 했다.

6월 수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 반영되면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향후 미국 금리 인상, 유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물가 등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금융시장의 중장기 위험도를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가계부채 증가, 집값 상승 등이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여전히 장기 평균(37.4)을 넘어선 52.6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은은 올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960조7000억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보다 무려 40.3%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오는 9월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종료될 경우 내년부터 저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말 취약차주가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은 88조8000억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68조원)보다 30.6% 증가했다. 취약차주 수도 31만6000명으로 전 분기(28만1000명)보다 3만명 넘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상승 등 자영업자 채무 상환 위험이 높아질 경우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매년 대출금리 0.5%포인트 상승, 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 9월 종료, 가구당 손실보전금 600만원 지급을 가정해 자영업 가구의 DSR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영업 가구의 DSR가 올해 38.5%에서 내년에는 46.0%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득분위별로는 저소득(하위 30%) 가구가 올해 34.5%에서 내년엔 48.1%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기간 중소득(40~70%) 가구는 38.6%에서 47.8%로, 고소득(상위 30%) 가구는 39.5%에서 44.4%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 비율은 1분기 말 219.4%(추정치)로 전 분기(219.5%)보다 0.1%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2017년 4분기(181.9%) 이후 17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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