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혈관 같은 1만6천개 CU 점포..사회 기반시설로 발돋움

진영화 2022. 6. 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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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형 ESG 추구하는 BGF리테일
지난 3월 경북 울진 산불 때
구호협회의 물자 요청받고
2시간만에 1만2천개 전달
보성 꼬막·안동 한우 등
특산물 매입해 농가와 상생도

◆ ESG 경영현장 ◆

산불이 경북 울진군의 야산을 덮친 지난 3월 4일 오후 3시.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이 긴박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행정안전부 재난구호과와 협력하는 전국재해구호협회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것이다.

BGF리테일 담당자는 물류 계열사 BGF로지스 대구와 칠곡센터에 즉각 지원을 요청했다. 즉시 출동 가능했던 물류 차량은 울진군청으로 급파돼 1만2000여 개의 구호물자 전달을 완수했다. 지원 요청을 받은 지 불과 2시간 만이었다.

BGF리테일이 이런 환경·책임·투명경영(ESG)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수년 전부터 '편의점만 할 수 있는 사회공헌 모델 개발'에 방점을 두고 업계에서 ESG 활동을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모세혈관처럼 촘촘히 퍼진 전국 1만6000여 개 편의점 CU와 전국 CU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물류센터 30곳은 편의점 점포 수 1위인 CU가 지닌 차별화된 역량이다.

사내 ESG경영위원회에서 전략그룹 리더를 맡고 있는 양재석 BGF리테일 경영기획실 상무는 "편의점은 유통 형식 특성상 지역 기반이 될 수밖에 없다. 전국에 퍼진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수행할 수 있는 사회공헌 기능에 초점을 맞춰 ESG를 실천 중"이라며 "BGF리테일은 '편의점 ESG란 이런 것'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지역과 사회에 좋은 친구가 된다는 회사 슬로건 'Be Good Friends'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 산불 사태처럼 예기치 않은 재난이 터질 때마다 BGF리테일의 재난 구호 지원 활동 'BGF 브릿지' 프로그램은 빛을 발했다. 2015년 업계 최초로 행정안전부와 '재난 예방 및 구호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전국 물류센터에 재해 구호 물자가 담긴 구호 세트를 상시 보관하고 있다. 위급 상황 시 CU 배송 차량을 동원해 재해 지역에 신속하게 무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대비한 것이다. 2020년 기록적 폭우로 수해가 발생한 전남 구례, 2016년 폭설로 승객 고립 사태가 발생한 제주공항 등에도 BGF리테일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양 상무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닿기 쉽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편의점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한 ESG 활동은 경찰청과 손잡고 운영 중인 미아 방지 시스템 '아이CU', 노약자 등 더위 취약 계층을 위한 폭염쉼터 운영,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CU새싹가게' 등으로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도 실천한다. 보성 꼬막, 안동 한우, 완도 감태, 고창 장어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10종이 넘는 도시락을 선보였다.

도시락 외에도 김밥, 라면 등 특산물을 이용한 먹거리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지난 한 해간 매입한 농축산물은 양곡 1만8000t, 한돈 2800t, 고구마 500t 등 약 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양 상무는 "농가는 판로를 확대할 수 있고, 지자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며 "어느 지자체가 양파 5000t을 폐기 처분할 위기라고 연락을 줘서 CU 버거와 덮밥을 만들어 팔아 농가 손해를 절감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친환경 활동도 펼치고 있다. 양 상무는 "소비재 판매 기업이다 보니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 전체를 친환경 포장재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U PB 상품의 포장재 재활용 우수 등급 비율은 78.8%에 달한다.

또 물류센터 유휴공간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 연간 651t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BGF리테일의 ESG 활동에는 '진정성 있는 ESG가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주문이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SG 관련 별도 전담 조직을 두지 않고 전체 조직에서 '보텀업(bottom-up)'식으로 ESG 실천 아이디어를 수렴해 실행에 옮기는 것도 진정성 확보에 임직원들의 자발성이 필수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발족한 사내 ESG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홍정국 BGF 대표와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도 분기별 회의에서 계획 진척 정도, 단기·중장기 목표를 체크하며 활동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BGF리테일은 향후 임직원 핵심성과지표(KPI)에 ESG 관련 성과를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BGF리테일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평가에서 2020년부터 2년 연속 종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낸 건 BGF리테일이 편의점 업계 최초면서 유일하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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