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리에게, 에리로부터

2022. 6. 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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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의 존재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인식해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극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하지만 YG케이플러스 소속 모델 에리(ERI)의 경우에는 그런 부담감을 기꺼이 감수해서라도 만남이 기다려지는 사람이었다.

아름다운 얼굴과 고혹적인 분위기, 그리고 그 이상의 유려한 가치를 갖춘 에리가 모델을 시작하며 느낀 것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걸어온 방식에 대해 자유로운 모습으로 고백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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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숄더 드레스는 손정완 제품.


낯선 이의 존재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인식해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극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특히나 같은 국적이 아닌 경우에는 그 부담감이 더더욱 커지기 마련. 하지만 YG케이플러스 소속 모델 에리(ERI)의 경우에는 그런 부담감을 기꺼이 감수해서라도 만남이 기다려지는 사람이었다.


그 각인과 인식의 과정을 뒤로 하고 나니 인물의 본질은 서서히 눈앞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투명과 불투명 사이, 그 신비로운 공간 속에 잠겨 있는듯한 깊은 눈매를 갖고 있음에도 오히려 인간적이고 따스한 말투가 돋보였던 에리.

“주변 사람들 덕분에 늘 즐거운 마음으로 모델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물론 안정적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런 활동 자체만으로 긍정적인 경험과 자극을 많이 쌓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죠”

아름다운 얼굴과 고혹적인 분위기, 그리고 그 이상의 유려한 가치를 갖춘 에리가 모델을 시작하며 느낀 것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걸어온 방식에 대해 자유로운 모습으로 고백해나갔다.

Q. 몽환적인 분위기를 갖춘 만큼, 꽃과 과일을 활용한 배경으로 그 매력을 극대화해보고 싶었다. 촬영은 마음에 들었나

“평소 도전해보지 못한 콘셉트의 촬영 경험할 수 있어서 새로웠고, 포토그래퍼 실장님께서 잘 나온 모습들을 그 자리에서 바로 보여주신 부분에 정말 감사했다(웃음)”

Q.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인가. 촬영 현장에서 대화를 나눴을 때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 잘 이야기를 나누는 편 같더라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친해지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낯도 가리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겐 농담도 자주 건네곤 한다(웃음).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내면도 가진 것 같고”

Q. 국내에서는 코스메틱 브랜드 힌스(hince)의 모델로 유명하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촬영 섭외를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느끼나

“모델 활동을 하며 내 강점을 서서히 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콤플렉스로 느껴졌던 얼굴이 나만의 유일무이한 매력이라는 걸 깨닫게 된 거다. 나 자신을 인정한 이후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나의 매력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고 있고 그것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와 콘셉트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 그게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Q. 한국 진출을 도전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기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꼭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웃음). 그러던 중 힌스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 한국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 활동의 물꼬를 터주고 함께 성장해온 만큼 내게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이다”

Q. 2020년 일본 영화 ‘시크릿 카운터’에 ‘미도리’ 역으로 출연했다. 첫 영화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데, 디스토피아적 요소와 사회풍자적 요소를 함께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촬영 전 작품에 대한 내용을 전해 들었을 때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나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일본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분위기나 유머를 느껴서 흥미로웠다. 사실 작품의 전개보다는 ‘미도리’라는 캐릭터의 특성이나 성격을 이해하는 게 쉽진 않았던 것 같다”

Q. 한국에서는 올해 개봉했더라. 2년이나 늦어진 이유가 궁금했다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동료, 선배 연기자분들, 스태프분들과 함께 고생했던 작품인 만큼, 늦게나마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영화 한 작품을 완주하는 건 어떤 기분인지

“처음 촬영한 영화 작품이고 아직 한 번뿐인 경험이지만, 완성을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며 화합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끝내 결과물로 빚어냈다는 기쁨도 컸고. 촬영이 끝난 뒤 한동안 ‘제 몫을 다하긴 한 걸까’라며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애착 있는 작품이다”

슬리브리스 톱은 블루마린, 오렌지 체크 패턴 스커트는 비비안웨스트우드, 라피아 햇은 헬렌카민스키, 이어 커프는 Hei 제품.

Q. 평소에는 어떤 장르의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가

“주로 휴머니즘을 베이스로 한 영화를 좋아하지만 호러, SF, 스릴러, 코미디 같은 장르들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많이 보는 편이다. 특히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인간의 부정적인 요소들이 돋보이는 작품을 감상하기도 한다.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그런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사회적인 이슈를 담고 있는 작품을 고를 때도 있다”

Q. ViVi 창간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오디션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고 들었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울음을 터뜨렸다고. 전반적인 삶의 지향점이 한순간에 바뀌었겠다

“원래 시골에서 평범하게 지냈던 학생이었던 만큼, 도시로 나가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것 자체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때 당시엔 행복했던 일상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호기심이 강한 편이었기에 세상 밖으로 더 나아가고 싶었던 마음도 컸던 것 같다”

Q . 2019년에는 ‘TWO WEEKS’, ‘리카’, ‘일본 느와르’ 등 현지에서 정말 다양한 드라마 작품에 출연했다. 실제로 접해본 촬영장은 어떤 느낌이었나

“드라마 촬영장은 영화 촬영할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드라마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좀 더 빠르게 진행된다고 해야 할까. 아직 촬영할 때의 연기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 속도에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배워가는 게 너무나 많았고, 다양한 분들과 대화 나눌 수 있어서 더없이 즐거웠다”

Q. 드라마 촬영에 다시 도전해볼 계획은 없는지

“물론 연기 활동에 있어서는 여전히 열망이 크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한국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모델로서, 배우로서 안정감을 느끼는 편인지

“주변 사람들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때론 안정적이지 않다고 해도 긍정적인 경험과 자극을 많이 쌓아갈 수 있고, 그것 자체를 즐기다 보면 더 좋은 기회를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배우&모델 활동을 병행하는 에리에게 지금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인가

“역시 언어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웃음). 연기하는 것도 물론 쉽지 않지만, 다양한 언어로 상대방과 대화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라고 느낀다. 그래도 연기와 언어 모두 나의 세계를 넓혀줬다는 점, 그것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 

Q. 카메라 앞에 서보고 싶다는 꿈은 언제, 어떻게 갖게 되었나

“어릴 때부터 잡지를 읽거나 모델들의 사진을 보는 걸 좋아했지만 그때는 단지 동경의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이 되어 도쿄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우연한 기회에 소속사 제의를 받게 됐는데, ‘혹시 나도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서서히 생겼던 것 같다”

Q. 유학을 다녀왔다고 들었는데, 어느 도시에서 무엇을 공부해왔나

“미국 오하이오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긴 했지만 4개월 정도 짧게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진 못한다(웃음). 그래도 살면서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다”

시스루 드레스는 블루마린, 이어링은 Hei 제품.

Q. 모델 일을 꿈꾸기 전, 어린 시절에는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하다

“돌이켜보자면 그저 운동을 좋아하는 개구쟁이였다(웃음)”

Q. 살아오면서 최고의 용기를 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을까

“첫 오디션을 봤던 것, 그리고 이렇게 한국으로 이사 와서 지내게 된 것”

Q. 과거 인터뷰에서 미즈하라 키코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과거보다 그 분위기를 점차 닮아가고 있더라. 이외에도 모델&연기자 활동에 있어서 동경하게 된 이들은 없나

“키코 선배님을 좋아한 이유는 자신을 드러낼 때 더없이 자유로운 모습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고. 정말 매력적인 분들이 많은 만큼, 추가로 어느 한 명을 꼽기는 어려울 것 같다(웃음)”

Q. 깊은 내면과 고민까지 털어놓는 사람들이 있다면 누구인가

“무엇보다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랑하는 내 친구들이 아닐까 싶다” 

Q. 마음이 무너지거나 무뎌지지 않도록 하는 나만의 방법

“나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웃음). 나는 나, 너는 너. 이런 식으로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르게 살아간다는 부분이 흥미로울 때가 있다”

Q.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 모습이 있다면 소개해줄 수 있나

“친한 친구들은 다 알고 있지만 의외로 대담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을 때론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하고, 때론 놀라움을 만들게도 하더라” 

Q. 한국에서의 생활 중 포근함이나 따뜻함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주위에 친해진 사람들 모두가 날 정말 잘 챙겨준다. 그때 정말 큰 애정감을 느끼곤 한다. 타지에 혼자 와서 외로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따뜻한 애정 덕에 조금씩 내 자리가 커지고 있다는 걸 깨닫곤 한다”

Q. 기후현 출신이라고 들었다. 일본 여행이 잦아지는 이 시점, 한국인 친구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고향의 여행지를 꼽아준다면

“기후는 정말 시골이라서 산과 강밖에 없다(웃음). 한 가지 소개하자면 ‘시라카와고(しらかわごう)’라는 세계유산이 있는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는 정말 아름다운 명소다. 비록 도심은 아니지만 온천도 있고 마음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박찬 기자 parkcha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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