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타이밍마저 놓쳤네'..네이버, 2년만에 22만원대 '주르륵'
장중 시총 8위까지 수직 낙하..이달에만 20% 급락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네이버 주가가 지난 2020년6월 이후 2년만에 22만원대까지 미끄러졌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른 '성장주 조정'이라고 보기엔 골이 깊어도 너무 깊다.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오르며 2위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혀갔던 네이버는 장중 시총 8위(우선주 포함)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손절 타이밍조차 놓쳤다'면서 회사측의 적극적인 주가부양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아직 '내부 불끄기'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일대비 10500원(-4.38%) 하락한 22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UBS,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에서는 31만주 이상의 매물이 나왔다. 외국인 순매도는 152억원 규모였고 기관도 151억원을 팔았다. 개인이 293억원을 순매수하며 외인과 기관의 물량을 받아냈지만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네이버는 이달들어 지난 2일(+0.69%)과 21일(+2.35%) 단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마감했다. 6월 하락폭만 마이너스(-)20.49%에 달한다. 5월말에 네이버 주가가 '저점'이라 판단해 매수했던 투자자들도 20%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는 뜻이다.
올해 하락률은 무려 -39.49%에 달한다. 지난해 말 37만8500원(종가)이던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네이버의 주가가 이토록 부진한 것은 수십년만에 최고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급격이 찾아온데다 국내외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 크다. 네이버와 같은 '미래 성장성'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받은 종목은 금리인상에 따른 미래가치 '할인율'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분기 네이버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도 주가 부진에 큰 요인을 차지했다. 미래 성장성이라는 가치를 이어가려면 매번 실적발표 때마다 성장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했는데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온라인·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줄어들자 네이버의 실적도 주춤한 형태를 보이며 기대를 밑돌았던 것이다.
최근엔 네이버의 강력한 '캐시카우'중 하나인 웹툰서비스에서 잇단 잡음이 나오면서 주가를 한단계 더 끌어내렸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와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높은 성장세를 그려왔는데,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희화화 논란이 있었던 웹툰의 게재를 중단하면서 웹툰에 정치적 리스크가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현지 법인이 제작한 '웹툰 광고' 문구가 웹툰 창작자를 비하한다는 논란을 빚으면서 국내외에서 웹툰 사업에 대한 잡음이 빚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해 네이버를 앞다퉈 사들였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네이버 종목토론방 등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손실 타이밍조차 놓쳐버렸다", "계좌 안열어본 지 오래됐다", "혹시 평단 40 이상인분 있나요" 등과 같은 자조섞인 반응과 "81년생 CEO 임명하더니 한게 뭐냐", "직원들 성과급만 신경쓰고 주주 배당은 좁쌀만큼도 신경안쓴다"며 불만이 쏟아져나오는 상황이다.
네이버 주주 중 소액주주(보유지분 1% 미만)는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네이버 소액주주는 91만2266명으로 네이버 전체 주주의 99.99%를 차지한다. 전년동기 기준 56만3704명보다 61.8%나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네이버가 사상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던 시점과 겹쳐있기 때문에 현재 네이버 소액주주의 상당수는 네이버의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물린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네이버가 현재 실적 수준에서 글로벌 사업성과나 신사업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종전 45만원보다 10만원 대폭 낮춘 35만원으로 제시하면서 "네이버의 커머스(쇼핑) 사업에는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태이며 '라인'을 통한 일본에서의 사업성과가 가시화 되는 등 글로벌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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