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폰'으로 승부 건 英 낫싱.. 韓 '외산폰 무덤' 도전장

박성우 기자 2022. 6. 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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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싱, 여름 '폰원' 한국 출시..중저가 시장 공략
1% 점유율 넘어서나..샤오미·모토로라도 '노크'
투명폰 디자인으로 승부, 후면에 LED 900개 배치
낫싱 폰원 /유튜버 마르케 브라운리 영상 캡처

영국 가전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의 빈자리를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한국이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으로 시장이 양분된 만큼 의미 있는 점유율을 기록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샤오미도 지난 4년간 국내에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1% 미만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영국 기업 낫싱의 첫 스마트폰 ‘폰원’(phone(1))이 하반기 국내에 판매된다. 낫싱은 다음 달 13일(한국 시각) 폰원의 공개 행사를 갖는다. 낫싱의 첫 작품인 폰원은 후면 부품을 훤히 볼 수 있는 투명 디자인이 특징이다. 투명한 외형을 제외하면 애플 아이폰과 상당히 비슷하다. 특히 카메라 주변과 중간 부분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900개가 배치된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전화가 오면 LED 불빛이 반짝거리는 기능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낫싱은 2020년 10월 영국 런던에서 창립된 스타트업이다.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 창업 멤버였던 ‘칼 페이’(Carl Pei)가 세운 기업으로 직원은 300여명이다. 지난 8월 투명 무선 이어폰 ‘이어원’(ear(1))으로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낫싱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체제 속에 비슷한 제품 대신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글로벌 가전업체 다이슨에서 14년간 근무했던 아담 베이츠가 폰원 디자인 리더로 참여하기도 했다.

낫싱은 국내 가성비 수요층을 목표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노릴 전망이다. 가격은 40만~50만원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성능은 보급형 스마트폰 수준이 될 전망이다.

낫싱 창립자 칼 페이

해외 정보기술(IT) 매체 지에스엠 아레나(GSM ARENA)와 씨넷에 따르면, 기기는 6.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중급형 퀄컴 스냅드래곤 7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4500mAh(밀리암페어) 배터리,무선 충전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뒷면에는 트리플(3개) 카메라가 들어갈 전망이다. 5000만 화소, 800만 화소, 200만 화소를 포함한 세 가지다. 앞면에는 3200만 화소 카메라가 유력하다. 운영체제(OS)로는 안드로이드 11 기반의 낫싱 OS를 지원한다. 앞서 낫싱은 지난달 베타 버전 소프트웨어(SW)를 공개했다.

칼 페이 낫싱 공동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수년간 업계에서 예술가들이 모두 떠났고, 차갑고 감흥이 없는 제품만 남겨졌다”며 “폰원은 순수한 본능에 따라 디자인됐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인지도가 낮은 ‘폰원’이 삼성전자(005930)가 점령한 한국에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애플을 제외한 외국 제조사의 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22년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77%, 애플은 22%를 기록했다. 사실상 99%가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으로 샤오미, 모토로라 등 외산폰 기업의 점유율이 1%가 되지 않는다.

낫싱 외에도 외산 브랜드는 잇달아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2012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9년 만에 LG헬로비전을 통해 30만원대 5G 중저가 스마트폰 ‘엣지 20라이트 5G’와 ‘모토 G50 5G’로 재진출했다. 샤오미는 지난 4월 5G 중저가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1′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하지만 사후서비스(AS) 등 외산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의 시장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양분된 시장에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폰 중심인 만큼 중급 사양의 가성비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사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미 삼성전자 A시리즈와 애플 SE시리즈 등 가성비 좋은 중저가폰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폰원이 국내 시장에서 가성비로 한국 소비자의 만족감을 느끼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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