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역사' 세계 최대 수상식당, 바다에 버려졌나

이승구 2022. 6. 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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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의 명물이었던 세계 최대 수상식당 '점보'가 최근 남중국해에서 전복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소유주가 점보를 일부러 바다에 침몰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콩 언론과 누리꾼들은 소유주가 점보를 침몰시켜 유지비용 절감과 사고 보험금 수령을 노린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 해양 당국은 21일 밤 성명을 통해 점보의 모회사 에버딘레스토랑그룹에 점보의 사고와 관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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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수상식당 '점보', 예인 중 남중국해서 전복 사고 발생
해양 당국, 모회사에 '점보 전복 사고 관련 보고'토록 지시
매체·누리꾼 "소유주, 일부러 바다에 침몰시키려" 의혹 제기
지난 14일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벗어나는 해상 식당 '점보'. EPA 연합뉴스
 
홍콩의 명물이었던 세계 최대 수상식당 ‘점보’가 최근 남중국해에서 전복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소유주가 점보를 일부러 바다에 침몰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콩 언론과 누리꾼들은 소유주가 점보를 침몰시켜 유지비용 절감과 사고 보험금 수령을 노린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 해양 당국은 21일 밤 성명을 통해 점보의 모회사 에버딘레스토랑그룹에 점보의 사고와 관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앞서 당국은 점보가 캄보디아로 옮겨지는 것을 승인했다.

앞서 에버딘레스토랑그룹은 지난 20일 밤 “점보가 18일 오후 남중국해 시사군도(파라셀군도)를 지나던 중 불리한 상황에 맞닥뜨렸고 배에 물이 차면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인 회사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보는 불행히도 19일 전복됐다”며 “현장의 수심이 1000m가 넘어 인양 작업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벗어나는 해상 식당 '점보'. AP 연합뉴스
 
그러나 홍콩에서는 점보의 전복 사고에 대해 음모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홍콩 일간 명보는 22일 “자체 동력이 없고 선체는 네모나며 여러 층이 높이 쌓인 점보는 강한 바람과 큰 파도에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구조”라며 “처음부터 이를 포기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소유주는 사전에 적절한 대비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다는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아니다”라며 점보 소유주가 애초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이유 등을 둘러싸고 여러 의문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점보가 전복됐다고 한 날 사고지점의 날씨가 나쁘지 않았고, 대형 구조물 점보가 그렇게 빨리 시사군도 인근까지 끌려갔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누리꾼들은 점보를 바다에 빠트리는 것이 소유주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소유주는 유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부실 자산을 처리하면서 사고에 따른 보험금도 챙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이공대 스티븐 리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점보를 인양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도 “비용이 1000만 홍콩달러(약 16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국제 해양법상 항해에 방해하지 않을 경우 소유주는 사고 배를 수습할 책임이 없다”면서도 고의 침몰 사고는 형사 책임을 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운영난에 문 닫은 홍콩 해상 식당 점보. AP 연합뉴스
 
점보는 지난 1976년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당시 3200만 홍콩달러(약 53억원)를 들여 세웠으며, 세계 최대 해상 식당으로 40여년 이름을 날렸다. 

특히 ‘007’ 시리즈, ‘무간도’, ‘컨테이전’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고, 유명인사들도 방문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뚝 끊기자 점보는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2020년 3월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지난 2년간 새로운 주인을 물색했고, 아예 식당을 기부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실패했다.

불경기 속에서 높은 운영자금을 감당할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모회사는 지난달 30일 폐업을 선언했다. 이후 지난 14일 점보는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떠났다.

모회사는 점보를 홍콩에 계속 두려면 해상 면허 갱신 등 막대한 유지비용이 든다며, 동남아 지역에 적당한 정박 장소를 물색했으나 목적지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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