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엄마일 수 없으며, 가해자는 아빠일 수 없다"

최서윤 기자 2022. 6. 22. 1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브라질에서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11세 여아의 낙태를 법원이 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판사는 재판 중 피해 여아에게 가해자를 '아이 아빠'로 칭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여아의 어머니는 지난달 초 딸의 성폭행 피해 및 임신 사실을 인지하고 중절 수술을 위해 주립종합병원에 데려갔지만, 거부당했다.

법원이 낙태를 막는 사이 여아의 임신 주수는 이제 29주차에 접어들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간 피해 11세 낙태 막은 판결에 들끓는 브라질..법무부, 판사 행위 조사 착수
해당 판사, 재판 중 피해 아동에게 '가해자'를 '아이 아빠'로 칭해 논란 증폭
지난 2017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낙태 권리를 축소하는 법안이 추진되자 항의시위가 벌어진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브라질에서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11세 여아의 낙태를 법원이 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판사는 재판 중 피해 여아에게 가해자를 '아이 아빠'로 칭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은 브라질 남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산타카타리나주(州)에서 발생했으며, 미국 비영리 보도기관 더인터셉트 브라질의 지난 20일(현지시간)자 보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여아의 어머니는 지난달 초 딸의 성폭행 피해 및 임신 사실을 인지하고 중절 수술을 위해 주립종합병원에 데려갔지만, 거부당했다.

브라질 형법상 성폭행 피해를 당한 경우 임신 기간의 제약이나 사법 당국 허가 없이도 낙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의료진은 해당 병원 규정상 20주 이내까지만 낙태를 시행한다는 점을 근거로 수술을 거부했다. 당시 피해 여아의 임신 기간은 22주 2일이었다.

이에 사건이 법원으로 올라간 것이다.

사건을 심리한 조아나 리베이루 판사는 "이번 상황은 피해 여아 뿐만 아니라, 태아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낙태 수술 금지 이유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성폭행이 가정 내에서 발생했을 수도 있으며, 모친이 자의로 태아를 죽음에 이르게 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여아를 집이 아닌 법원 시설에 머물도록 명령했다.

특히 재판 중 판사가 여아에게 "임신 중절이 뭔 줄은 아니? 낳고 싶지는 않니?"라고 회유하는가 하면, "'아이 아빠'(가해자)가 아이를 입양보내는 데 동의하지 않겠니?"라고 말한 사실이 인터셉트의 일부 녹취본 공개로 알려져 분노를 더했다.

법원이 낙태를 막는 사이 여아의 임신 주수는 이제 29주차에 접어들었다.

브라질 여배우 타이스 아라주우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 뉴스1

현재 트위터상에서는 "#아이는 엄마일 수 없다(criançanãoémãe아이는 엄마일 수 없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규탄 시위가 번지고 있다.

시위에 동참한 브라질 배우 타이스 아라우주는 트위터에 "아이는 엄마일 수 없으며, 가해자는 아빠일 수 없다"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산타카타리나 법원은 22일 여아를 어머니에게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 달여 기간을 법원 시설에서 보낸 후다.

여아가 결국 낙태 수술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는 이번 판결과 판사의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공공안전포럼이 유니세프와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매일 약 100명꼴로 14세 이하 미성년 여아가 강간 피해를 당하고 있다.

지난 2017~2020년 발생한 19세 이하 미성년 강간 피해 사건은 17만9277건이었다.

sab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