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빌라 40대 여성 피살사건 '과도한 집착이 불러온 비극?'

조준영 기자 2022. 6. 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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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여성 지인들 "달아난 용의자 과도한 집착 행태" 증언
"피해자 생전 괴롭힘 당해..사건 자체가 철저한 계획범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한 빌라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살인사건 용의자 A씨(45)가 피해 여성의 팔을 잡아 당기는 모습. 연인 사이였던 용의자 A씨와 숨진 피해 여성은 지난 17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독자 제공).2022.6.22/© 뉴스1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 청주 상당구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이 생전 연인이자 살해 용의자인 A씨(45)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뉴스1 6월20일 보도 참조).

숨진 여성과 용의자 A씨는 연인 관계로 사건 발생 두 달 전부터 교제해왔다. 주변 지인은 달아난 용의자 A씨가 교제 초기부터 피해 여성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증언한다.

피해자의 행적이 끊긴 지난 17일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는 이날 오후 7시 지인이 운영하는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 A씨는 이 자리까지 따라왔다.

함께한 일부 지인은 모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피해자와 A씨 사이에서 이상기류가 흘렀다고 전한다. A씨는 사소한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문제는 같은 날 오후 9시30분쯤부터 불거졌다. 두 사람이 식당 밖 주차장으로 나간 직후 소란이 일었다. 당시 목격담을 종합해보면 용의자 A씨는 고성을 지르면서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피해 여성의 한 지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두 사람이 식당 밖으로 나가고 얼마 뒤 큰 소리가 들렸다"면서 "무슨 일인가 내다보니 A씨가 피해자에게 소리치는 모습이 보였다. 당시 A씨는 이성을 잃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인 남녀 사이 문제라고 생각해 말릴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시 식당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자리를 떴다. 식당 밖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피해자를 다소 거칠게 끌고 가는 듯한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0시30분 이후 연락이 끊겼다. 가족의 연락 역시 받지 않았다.

실종신고가 이뤄진 계기다.

피해자 지인은 "(피해자가) 모임 이후 집에 들어가지 않아 다음날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 들어가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라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A씨가 보인 행태로 볼 때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판단, 일부 지인이 경찰서에 강력사건에 준한 처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한 빌라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살인사건 용의자 A씨(45)가 피해 여성의 손을 잡아 끌고 가고 있는 모습. 연인 사이였던 용의자 A씨와 숨진 피해 여성은 지난 17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독자 제공).2022.6.22/© 뉴스1

A씨는 사건 발생 이전부터 이상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제 이후 A씨는 피해자가 주변 사람과 만나지 못하도록 제지하는가 하면 연락까지 끊게 했다고 한다. 심지어 거주지도 피해자가 사는 곳 주변으로 옮겼다.

A씨가 평소 피해자에게 심한 집착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오는 이유다.

피해자의 다른 지인은 "용의자 A씨는 피해자와 만난 지 두 달도 안 된 시점부터 사생활을 통제하려 했다"면서 "(A씨는) 피해자가 주변 사람을 만나는 걸 극히 꺼렸다. 여자 지인조차 만나지 못하게 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피해자 지인들은 이 사건 자체가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근거로는 A씨가 사라지기 전 보인 행적을 든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1시쯤 피해자 가족과 일부 지인에게 먼저 전화해 험담을 늘어놓은 뒤 '(피해자가) 누군가의 연락을 받고 나갔다'고 통보했다. 반면, 부검 결과 피해자는 A씨가 가족과 지인에게 전화를 건 시점보다 훨씬 이전인 같은 날 오전 4시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휴대전화와 자동차 발견 장소도 또 다른 근거로 든다. 피해자 휴대전화는 A씨가 살던 곳 주변 다른 빌라 소화전 안에서 발견됐다. 자동차도 500m나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었다.

모두 A씨가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자신이 살던 빌라 주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

피해자 지인은 "A씨가 피해자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화한 시간은 (피해자) 사망 추정 시점보다 한참 뒤다. 이는 범행을 저지르고 뻔뻔하게 행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사라지기 전 여러 행적을 살펴보면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7시58분쯤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에서는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이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와 연인 관계인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 추적하고 있다. A씨는 다수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a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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