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재활→무릎 OK' 돌아온 정효근 "2년치 한 번에..정말 우승하고파" [SS창간특집]

김동영 2022. 6. 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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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근.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큰 부상을 입고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정효근(29)이 건강하게 돌아왔다. 프로 9년차 시즌을 앞두고 있다. 1년을 강제로 쉬었기에 욕심도 그만큼 크다.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멤버 구성이 좋아졌기에 더욱 그러하다. 스포츠서울이 창간 37주년을 맞아‘한국가스공사의 ‘에이스’ 정효근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만났다. -편집자주-

한국가스공사 정효근이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 축하 멘트를 담은 사인지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대구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1년간 뛰지 못했다. 다가올 시즌에서 한 번에 2년치를 보여드리겠다.”

반가운 얼굴이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지명된 후 2020~2021시즌까지 6시즌을 뛰었다. 상무에도 다녀왔다. 202㎝의 신장에 운동능력을 갖춘 자원. 꾸준히 가스공사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그런데 2021~2022시즌 정효근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시즌을 앞두고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여기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시즌 아웃이었다. 가스공사도 청천벽력이었고, 정효근에게도 어마어마한 좌절이었다. 결과적으로 정효근 없이도 가스공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반대로 정효근이 있었다면 더 위도 바라볼 수 있었다.

과거는 과거다. 가스공사는 14일 대구에서 팀 훈련을 시작했다. 2022~2023시즌 출발이다. 정효근은 첫날부터 무리 없이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부상도 완쾌됐다. 이제 관리의 영역이다. 피로도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효근은 “길게 전력질주는 오늘 처음 해봤다. 아직 밸런스가 안 맞는 부분은 있다. 짧은 달리기나 점프 등은 문제가 없다. 어차피 이제 훈련을 시작했다. 지금 무릎은 기능적으로 문제도 없다. 단거리는 다 잘 나오고 있다. 장거리가 아직 몸에 익지 않은 상태다. 시즌 개막까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연습경기는 지금 바로 뛰어도 될 정도다”고 몸 상태를 설명했다.

긴 시간 재활을 했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태어나서 가장 길게 자리를 비운 시간이었단다. 정효근은 “큰 시련이었다. 그래도 그 시련이 있어서 더 성장한 것 같다. 처음에 다친 후 ‘1년간 재활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2~3개월 정도 정신적으로 힘들더라. 받아들인 후에는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은퇴할 것은 아니니까,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는데, 그때는 ‘어차피 못 뛴다’는 생각을 하고 봤기에 오히려 재미 있었다. 관객의 마음이었다. 시간이 흘러 ‘뛸 수 있겠다’ 싶은 단계까지 왔고, 그때는 경기를 보니 속이 쓰리더라.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해 농구를 거의 20년을 했다. 본업을 하지 못하니 정말 힘들었다. 실망감이 컸다”며 되돌아봤다.

전자랜드 시절 정효근. 스포츠서울DB
이제는 회복이 됐다. 무릎도 이상이 없다. 외부에서 일반인들과 농구를 하면서 재활 막바지를 보냈다. 도움이 됐다.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다. “처음부터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면 쉽지 않다. 다시 다칠 수도 있다. 일반인들과 하면서 불안감을 없앴고, 그러면서 조금씩 올라올 수 있었다. 농구가 고팠는데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점프는 내 생각보다 더 높게 올라가더라. 나도 놀랐다”며 미소를 보였다.

아울러 “재활만 10개월을 했다. 10개월 만에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어색하면서 설렜고, 재미도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감독님은 내 몸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작년에도 준비 정말 열심히 했다. 내가 팀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작년에는 못 보여드렸다. 올해 2년치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가스공사는 2022~2023시즌 ‘호화 멤버’를 구축했다. 정효근이 돌아왔고, 지난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 이대성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필리핀 선수 SJ 벨란겔도 품었다. 가드진과 포워드진이 동시에 강해졌다. 국내 선수 라인은 리그 최고를 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효근은 “(이)대성이 형과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친분도 있고, 호흡도 괜찮았다. 특히나 농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나와 잘 맞을 것 같다.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기대가 된다. 처음에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꼭 왔으면 좋겠다. 형 오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연락을 한 적이 있다. 대성이 형도 ‘너와 (이)대헌이, (차)바위 형과 함께 뛰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벨란겔에 대해서도 “사실 필리핀 선수와 함께 뛸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상대로만 붙었다. 온다고 해서 영상을 찾아봤다. 앞선에서 수비가 터프하더라. 필리핀 농구가 승부욕이 넘친다. 대성이 형도 공격적이다. 필리핀 선수들 또한 개인기 위주의 공격 농구다. 걱정을 좀 했는데 영상을 보니까 정통 포인트가드더라. 잘 조화가 되면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헌과 공존에 대한 생각도 내놨다. 둘이 ‘겹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대헌이가 전역 후 돌아와서 잘했을 때, 내가 3번(스몰포워드), 대헌이가 4번(파워포워드)으로 뛰었다. 당시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에 같이 나갔다. 그래서 안 맞는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문제 없다. 지금 멤버들 정말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자랜드 시절 정효근.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멤버가 좋은 만큼 기대치도 높다. 우승을 말했다. “선수들이 정말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독님, 코치님보다 더 큰 것 같다. 우승 이야기를 많이 했다. 8~9년차인데 이렇게 멤버가 갖춰지기가 쉽지 않다. 꼭 정상에 서고 싶다. 감독님께 조금만 더 믿어주셨으며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나는 한 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이번 시즌 꼭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내 개인적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관리다. 안 다쳐야 한다. 지난 시즌에는 많이 훈련하고, 덜 쉬어야 잘되는 줄 알았다. 다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를 괴롭히는 행위였다. 잘 쉬면서, 할 수 있는 운동량을 집중해서 소화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을 잘 활용하고, 쉬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책에서 읽은 것이 있다. 똑같은 성적의 학생들을 ‘1등반’과 ‘꼴찌반’으로 나눴다. ‘1등반’ 학생들은 1등에 맞는 좋은 성적이 계속 나왔고, ‘꼴찌반’ 학생들은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더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1등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도전이다. 달성하지 못해도 놀림받을 일이 아니다. 프로 선수가 목표가 없으면 안 된다. 6강만 나가는 선수로 끝나고 싶지 않다”며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정효근은 “농구 선수 입장에서 봤을 때, 미국도 그렇고, 일본이나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을 봐도 스포츠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인기도 높다. 그러면서 매체들도 같이 잘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아닌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프로스포츠가 더 잘돼서, 붐이 더 크게 일어서, 매체들도 같이 좋아졌으면 한다. 우리 선수들의 몫이다. 나아가 팬들 덕분에 행복하게 뛰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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