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명 모이는 세계 규모 축제 키워 '노잼도시'를 '꿀잼도시' 만들 것"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강정의 기자 2022. 6. 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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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이 지난 15일 오전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에서 시정 운영 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국민의힘·57)이 지향하는 대전시는 ‘경제도시’다. 그는 대전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빈약한 경제구조에서 찾는다. 이 당선인은 “젊은층을 비롯한 대전시민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당선인은 “대전의 미래를 위해서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직통’이 가능한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의 통큰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하나씩 추진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은행을 대전에 설립해 기업금융 지원 업무와 지역 은행 업무를 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번에 이 당선자는 ‘일류 경제도시’를 핵심 시정목표로 내걸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뭔가.

“그냥 경제도시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다. 앞에 ‘일류’가 붙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의 핵심 가치를 ‘일류도시’로 정한 것이다. 우선 대전이라는 도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일류도시’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먹고 사는 문제’다. ‘먹고 사는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 나머지 모든 것이 흔들릴 수 있다. 경제도시의 핵심은 역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기업을 대거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16.5㎢(500만평) 이상의 대규모 산업용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대전은 좋은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도 땅이 없어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좋은 산업용지를 대규모로 조성하고, 대전으로 오는 기업을 파격적으로 대우할 것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지역에서 충청은행이 사라졌다. 이후 지역은행을 다시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고, 이 당선인도 이번 선거에서 지역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놨는데.

“대전에 본사를 둔 지역은행 설립은 원래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그런데 이게 대통령직 인수위를 거치면서 자본금이 약 10조원 규모이고 기업금융을 지원하는 특수은행을 설립하되 지역 은행을 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특수은행을 모델로 한 것이다. 기업금융 중심의 은행을 대전에 세워 지역은행 기능도 함께 하도록 할 예정이다. 과거의 충청은행을 되살리는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 방안이 지난 정권에서부터 나왔지만, 충청권을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을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 측면이 있다. 충청권 메가시티에 대한 구상은 무엇인가.

“일단 충청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지자체들의 복합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자족기능을 갖는 메가시티는 인구가 500만~800만명은 돼야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규모의 메가시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통문제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교통 분야에 대한 설계를 하면서 대전, 충남, 충북, 세종 등 4개 시도가 긴밀하게 협력을 해야 한다. 또 지역의 산업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로 키워야 할 전략사업을 잘 나누고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대전의 도시철도1호선을 세종은 물론 청주공항까지 이어가는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사업은 당연히 해야될 일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대전권의 제2외곽순환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대전~세종~청주~보은~옥천~금산~계룡~공주를 잇는 외각순환도로를 건설하면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풀리고 각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이 순환도로는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메가시티 구상을 실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대전 2외곽순환도로 건설은 대통령 공약이고, 국비 사업이기 때문에 대전시·세종·충남·충북 등 지자체의 예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이 순환고속도로는 지역의 핵심적인 교통인프라가 될 것이며 충청권 메가시티를 이루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 당선인은 도시철도 2호선(트램)을 조기착공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예정인가.

“지금 중요한 것은 도시철도 2호선의 완공 시점을 당기고 안 당기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의 도시교통을 위해서는 (트램을) 제대로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계획된) 방식으로는 주행속도가 시속 20㎞ 밖에 안된다고 한다. 시속 20㎞로 도시철도를 건설하면 안 된다. 이걸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버스·승용차와의 조화 문제, 신호체계 문제, 일부 구간의 좁은 도로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하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조기 착공 부분은 최단기간에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해서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무작정 빠르게 한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해 임기 초기부터 드라이브를 걸어서 최단기간에 결론을 내겠다. 오래 끌고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인터뷰 이후인 지난 17일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건설비가 당초 예상액의 배 수준인 1조4837억원으로 조정됐으며 완공시기도 당초 예정 시기보다 1년 연기된 2028년 말로 예상된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이 당선인은 도시철도 3~5호선 공약(3호선 지하철, 4호선 자기부상열차 또는 트램, 5호선 지하철)을 내걸었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추세에 있는 대전에 도시철도 3~5호선이 진짜로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보는가.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 다 가능한 일이다. 큰 틀에서 이해해야 되는 것은 대전의 교통종합발전계획, 그러니까 ‘그랜드플랜’이 제대로 수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랜드플랜 안에 대중교통의 장기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도시철도 중심체계로 갈 것인지 아니면 버스 중심체계로 갈 것인지 이런 것을 정해야 하는게 그런 게 돼 있지 않다. 저는 우리 사회가 고령, 초고령 사회로 갈 때를 고려했을 때 도시철도 중심으로 가는 게 맞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시철도로 가려면 최소 5호선까지는 구축을 해야 제기능을 발휘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대전의 도시철도 2호선도 출발한지 15년이 됐는데 착공도 하지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2호선 끝나면 3호선 만들고, 3호선 끝나면 4호선 만들고, 4호선 끝나면 5호선 만드는 식으로 한다면 100년쯤 걸릴 거라고 본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큰 틀의 기본계획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가장 수요가 큰 곳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 효용성 있는 도시철도을 구축하기 위해 일부 노선은 변경할 수도 있고 추가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도시철도 3~5호선을 임기 4년 안에 착공하겠다는 게 아니라 추진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왕좌왕하지 말고 장기로드맵으로 도시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야구장 문제가 뜨거웠다. 대전시가 한밭종합운동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당선인은 돔구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돔구장으로 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기존 야구장 건설 사업이 너무 진척돼 있다. 제가 돔구장 건설 방안을 포함해서 야구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사이 철거까지 진행됐다. 지금 상황에서 이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경우 상당히 혼란이 따를 것이다. 제가 원래 원한 것은 경기장 하나를 짓더라도 복합 기능을 갖추자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가수 싸이가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하는데 안된다고 한다. (공연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뛰는 경우 잔디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싸이나 BTS(방탄소년단) 등이 공연을 해도 그라운드가 훼손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예를 들면 무대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경기장을 설계하는 등의 대비는 해 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 공연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현재의 새 야구장 건설 사업은 너무 진척이 됐지만, 설계 조정 등을 통해 대전시민들이 세계적인 공연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서 변경하는 등 보완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현재 구축하는 야구장에서 최대한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설계가 가능한지 들여다볼 생각이다.”

=과거 동구청장 재직 시 ‘대전역 0시 축제’ 등을 열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번 선거전에서 대전을 ‘노잼도시(재미 없는 도시)’에서 ‘심쿵도시(가슴이 뛸 정도로 감동과 재미가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우선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고 싶다.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목표로 과거에 했던 ‘0시 축제’를 참고하면서 철도산업의 메카인 대전의 특성을 활용해서 광복절 전후 가장 더울 때 원도심 지역에서 세계적인 축제를 열 계획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세계적인 축제인 에딘버러축제(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매년 8월에 열리는 축제) 수준의 도심형 축제로 육성하는 것이다. 관람객 목표를 20만~30만명 수준으로 계획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200만~300만명, 장기적으로는 500만명이 대전에 와서 돈을 쓰고 가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당장 내년도부터 1차 축제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축제가 대전을 ‘꿀잼도시’로 만드는 도화선이 되도록 하겠다. 그런 축제를 1주일 동안 열어 수백만명의 관람객이 대전에 오게 되면 음식업, 숙박업 등이 활성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호텔 등의 인프라까지 본격적으로 구축된다. 에딘버러축제나 브라질 삼바축제 등 세계적인 축제도 1~2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보완작업을 통해서 세계적인 축제로 커진 것이다. 그 기초부터 쌓아올려 도심을 완전히 뒤바꿀 경제활성화형 축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노잼도시’를 ‘꿀잼도시’로 바꾸는 방안과 관련해서 대덕구 비래동에 있는 대형 폐(廢) 육교(대전육교, 국가등록문화재 제783호, 경부고속도로 선형 개선 사업으로 1999년 폐쇄된 다리)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그 육교에 호텔 겸 카페를 설치해서 멋진 관광 상품으로 만들 생각이다. 대전에 가면 한 번 자보고 싶은 곳, 한 번 꼭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유성온천관광특구활성화를 공약으로 냈다. 현재 대전의 중요한 관광 인프로중 하나인 유성온천은 유명무실해졌고, 관광특구의 의미는 거의 사라지고 있는데.

“유성온천을 꼭 살려야 한다. 그런데 (유성온천의 주력 산업인)호텔 산업이 경쟁력이 없는 산업이 돼 버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텔들이 컨벤션기능을 갖춰서 사람이 몰리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성에서 호텔업을 새로 하는 사업자들에게 컨벤션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유성온천을 살려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대전이 ‘노잼 도시’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이 성장해야 한다. 현재 유성온천의 상당수 호텔을 헐어내고 주상복합건물을 지어서 돈을 버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당장은 현재 남아있는 호텔을 중심으로 어떤 식으로든 발전 방안을 짜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를 포함한 가족들이 대전에 와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하는데 대전에는 그런 시설이 없다. 대전동물원(대전오월드) 인근에 워터파크와 콘도형 숙박시설을 만들어 1박, 2박으로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을 살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과거에 보면 전임 시장의 사업을 새로 온 시장이 취소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전임자의 좋은 정책이나 업적을 새로 온 단체장 등이 갈아 엎는 것은 가장 후진적인 정치문화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경쟁자였더라도 전임자가 했던 좋은 정책은 계승하고 더 가다듬어서 시민들에게 이익이 되면 해야 한다고 본다. 가능하면 전임 시장의 사업을 폐기하기 보다는 전임자가 했던 사업을 보완해서 연속성을 갖도록 할 것이다. 전임자의 일들을 갈아엎고 훼손하는 건 가장 후진적인 정치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나만은 그런 문화를 바꿔볼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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