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IA 살린 '반즈 천적' 박찬호와 '원태인 천적' 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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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21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유격수 박찬호를 1번 '리드오프'에 배치했다.
올 시즌 주로 9번 타순에서 경기에 출전한 박찬호를 갑작스레 1번 타순에 배치한 것은 반드시 롯데전에서 승리하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 표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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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21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유격수 박찬호를 1번 '리드오프'에 배치했다.
올 시즌 주로 9번 타순에서 경기에 출전한 박찬호를 갑작스레 1번 타순에 배치한 것은 반드시 롯데전에서 승리하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 표출이었다.
전날 라이벌 삼성 라이온즈에 이틀 연속 경기를 내주며 5위 kt wiz에 2.5경기 차로 쫓긴 KIA가 롯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올 시즌 평균자책점 2.85로 7승 5패를 기록 중인 롯데 에이스 찰리 반즈를 공략해야만 했다.
김 감독으로선 올 시즌 반즈를 상대로 2경기에서 5타수 4안타를 기록한 박찬호야말로 반즈를 뒤흔들 적임자였던 것이다.
김 감독의 전략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이날 박찬호는 반즈를 상대로 2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호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월 2루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이창진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오면서 KIA의 첫 번째 점수를 냈다.
이어 2회에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한승택의 득점도 만들어냈다.
4회 3번째 타석에서도 박찬호는 반즈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상대 실책 속에 맞이한 2사 2, 3루에서 박찬호는 반즈의 구속 145㎞ 투심 패스트볼은 받아쳐 2타점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이창진의 중월 2루타 때 홈까지 들어오면 이날 KIA의 결승 득점까지 자신의 발로 작성했다.
박찬호에게 3타점을 내준 반즈는 결국 5회까지 84개의 공을 던진 뒤 나균안에게 마운드를 내주고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이날 경기 포함 박찬호는 반즈를 상대로 올 시즌 7타수 6안타 타율 0.857의 우세를 이어갔다.
박찬호의 활약은 수비에서 더 빛났다.
6-2로 앞선 5회 롯데의 발 빠른 타자 황선빈의 빗맞은 땅볼 타구를 뛰어가 잡아낸 뒤 1루로 재빨리 던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올 시즌 빗맞은 땅볼 타구를 수시로 내야 안타로 둔갑시켜온 황성빈의 빠른 발도 박찬호의 한 박자 빠른 수비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6-5 1점 차로 쫓기던 8회 2사 2루 위기에선 KIA의 승리를 지켜낸 박찬호의 결정적인 수비가 나왔다.
롯데의 베테랑 타자 전준우가 초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안타성 타구를 쳤지만, 박찬호가 믿을 수 없는 점프 캐치로 안타를 지워버렸다.
전준우의 타구는 박찬호의 머리 위쪽으로 빠르게 날아갔지만, 박찬호의 기가 막힌 점프 타이밍으로 내야를 넘지 못했다.
결국 박찬호는 이 수비 하나로 KIA의 1점 차 신승을 지켜냈고, 2연패 탈출을 이끌며 김종국 감독을 웃게 했다.
KIA는 지난 17일 삼성전에서도 상대 선발 원태인에게 유독 강한 포수 박동원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는 등 상대 선발 '천적' 타자들의 활약에 재미를 보고 있다.
박동원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지난해에도 원태인을 상대로 4타수 4안타 3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천적 관계를 형성했다.
이번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원태인을 상대로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박동원은 초반부터 원태인을 두들겼다.
0-3으로 뒤진 2회 최형우가 동점 스리런을 터뜨리자 곧바로 박동원이 백투백 역전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6월 3일 이후 4연속 위닝 시리즈 실패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만난 삼성과의 시리즈 첫 경기를 가져 오는 천금 같은 박동원의 활약이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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