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별똥별' 박소진, 연예부 기자로 산 이전과 이후
-종영 소감은.
"좋은 현장에서 배려 넘치는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을 만나 즐겁게 촬영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분들이 기쁨이의 마음을 잘 알아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크다. 단편적으로 기쁨이가 시니컬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쟤도 참 힘들겠다' '기자들이 저런 경우를 겪으며 기사를 쓰기도 하는구나!' 같이 국장을 미워해주기도 하고.(웃음) 그런 모든 것들이 감사했다."
-연기하며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일단 작가님이 시니컬한 부분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주변의 시니컬한 편인 친구들을 지켜보며 연구했다. 그리고 기자의 심리적인 부분이나 사고의 메커니즘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직접 인터뷰를 했던 분이 있는데 다른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다룰 때 애정이 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데 사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 그런 걸 잘 드러내지 않더라. 그런 지점들을 살리며 연기하려고 했다."
-연예부 기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전엔 기자분들을 만날 때 긴장도가 높았다면 이젠 좀 많이 편안해졌다. 예전엔 내 눈을 안 마주치고 노트북만 바라보면 '내가 불호인가' 하는 걱정을 했는데 연기하면서 왜 그런지 그 입장을 많이 이해하게 됐기에 대할 때 부담감도 준 것 같다."
-연기하면서 연예부 기자에 공감됐던 부분이나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면.
"과공감한 것 같다. 국장이 자기의 편견이나 편력에 의해 '이런 기사 써!' '누구 조져!' 그런 게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기자 하나하나 독립체로 생각했다. 기자분들도 처음에 기자를 꿈꿀 때는 그랬을 것 같다. 근데 직장의 형태에서 상하관계에 의한 것들이 놀라웠고 '인간으로서 내적 갈등이 있었겠다' 싶어 공감을 했다. 그 사람의 직업이란 생각이 들면서 함부로 비난할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우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지 않나. 난 반대의 입장에서 컴퓨터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상처를 받아본 적이 있고 이로 인해 날 잃어버릴 때도 있어 우울할 때가 있었다. 그걸 기사로 쓰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이슈가 됐으니 쓴다고만 생각했다. 윤유 사망 사건 이후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기쁨이를 통해 이런 마음을 느끼는 기자분들이 적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신이었다."
-현실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0분 컷 느낌으로 준비했다. 실제로는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샵 가서도 5분 컷으로 메이크업, 헤어 등을 마쳤다."
-기쁨이로서 자신의 연기를 헤드라인으로 꼽는다면.
"''별똥별' 박소진, 실감 나는 기자 연기에 내 일인가 싶어' (웃음) 아마도 기쁨이는 박소진의 팬이 아닐까 싶다."
-별의 똥을 치워주는 홍보팀에 대한 고충도 새롭게 느꼈을 것 같다.
"일하면서 예상한 것들은 있지만 홍보팀까지는 사실 잘 헤아리질 못했던 것 같다.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기사 하나도 배우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 공들였다고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별똥별' 이전엔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 정도만 있었다. 이 작품 이후 홍보팀에 대한 애정 표현이 많아졌다."
-배우 이성경, 김윤혜와의 절친 호흡이 보기 좋았다.
"성경이도 윤혜도 밝고 배려심이 많고 따뜻한 친구들이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그랬고 뭔가 마음들이 좋아서 그런지 아이디어를 주고받기도 편했다. 좋은 것들을 생각하기 위해 애썼던 것 같다."
-기쁨이와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됐나.
"기쁨이처럼 직설적이지는 못한 사람이다. 문제 상황이 발생해도 웃으면서 말한다거나 그냥 나만 불편한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스타일인데 기쁨이는 망설이지 않고 뱉어내더라. 작은 내면에 숨어 있던 걸 내뿜는 느낌이라 시원한 부분이 있었다. 특히 국장을 향해 법적 대응을 언급할 때 연기였지만 너무 통쾌했다."
-배우 이정신과의 로맨스도 있었다.
"둘이서 함께 연기하며 '연기돌' 출신이란 것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일종의 배려였던 것 같다. 두 개를 같이 한다는 게 어렵지 않나. 그 모든 걸 해내는 그 친구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또 긴 시간 동안 한 팀을 그렇게 오래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둘 다를 해내느라 더 성실하게 지내기도 하고 정말 대단하더라."
-로맨스가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나.
"초반에 촬영하다가 러브라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약간 어른의 연애란 느낌이 있었다. 직장인이 된 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표현하기 어려웠다. 좋다는 걸 확 티 내지는 않지만 자신이 호감이 있다는 걸 티 내야 하는 그런 선이 있는 연기가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많은 카메오들이 나왔다.
"해피로 나온 김슬기 씨랑 제 전 남자 친구로 나온 (오)의식이 오빠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해피 에피소드에서 제일 공감됐던 건 등장신이었다. 재밌기도 했지만 무척이나 현실 같이 느껴졌다. 인터뷰이의 온도와 사무실 안의 온도 격차가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의식 오빠와는 과거 연극을 같이 한 적이 있다. 편안한 분위기 속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신들이 많아 재밌었다."
-'별똥별'과 기쁨이는 어떻게 기억될까.
"가장 많은 시도를 했던,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해본 의미 있는 작품이자 캐릭터였다. 내 마음에 진짜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응원을 많이 해줬다. 연기는 각 사람마다 표현하는 게 다르니까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멤버들과는 주로 연기적인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는다기보다는 현장에서의 고민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만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좋다."
-배우로서 추구하는 방향이 있나.
"'저런 사람 어디서 봤는데?' 순식간에 공감할 수 있는, 어디서 본 것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 원래도 사람 구경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연기를 하면서 사람 구경을 더 많이 하게 됐는데 평소에 관찰했던 것들을 모아놨다가 연기할 때 쓰고 싶다. 현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
-쉬지 않고 열일을 해오고 있다.
"생계의 이유도 있는데 최근 1년 반, 2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렸다. 어느 순간 '나 왜 이렇게 열심히 하지?'란 생각이 들더라. 근데 연기라는 것 자체가 내겐 엄청난 열정이고 새로운 인생이란 의미로 다가온다. 이런 사람도 되고 저런 사람도 되는 과정이 너무 재밌다. 좋아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것 같고 스스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의 시간이 무엇보다 제일 큰 배움인 것 같아 계속해서 작품을 해오고 있다."
-차기작을 통해 어떤 변신을 하고 싶나.
"굳이 작품을 볼 때 '누구다!' 날 인지하지 못해도 좋을 것 같다. 그냥 그 이야기에 나오는 누군가로 보인다면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안 해본 것들이 많으니 하고 싶은 게 많다. 특히 나쁜 사람, 범죄자, 양아치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현실적인 것도 재밌지만 상상할 것들이 많아서 잘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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