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증상 잠복기 최대 3주.."공기감염은 흔하지 않아"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김향미 기자 2022. 6. 22. 13: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로 유증상 감염자와 밀접접촉 감염
방역당국, 7월 중 치료제 500명분 도입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우즈베키스탄발 탑승객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김창길기자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국내에서도 처음 발생한 가운데 최근 입국 격리 등 방역조치가 풀리고 해외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파 위험이 낮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환부 밀접접촉으로 전파…잠복기 최장 21일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으나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 이후 이례적으로 유럽, 북미, 이스라엘 등 다수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세계 52개국에서 3127건의 확진 사례와 117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따라서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은 시간 문제였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단계에서 신고되지 않고 이미 유입된 환자가 더 있다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와 달리 밀접한 피부 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낮기 때문에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긴 잠복기를 갖는 질병의 특성으로 인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첫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피부병변·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나 건강상태가 양호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 확진자는 독일에서 입국 전 다른 의심환자와 접촉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확진자는 입국 후 공항에서 스스로 의심 신고를 했기 때문에 병원에 이송될 때까지 주의할 만한 밀접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다만 이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의 앞·뒤·대각선 좌석 등 인접 탑승객에 대해서는 감염 위험성은 낮으나 ‘중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관련 정보 등을 안내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현재까지 항공기 내 접촉자 중 중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은 8명,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은 41명이다.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 피부 병변 부산물, 환자의 혈액·체액으로 오염된 옷·침구류·바늘 등이 감염원이다. 영국 등 유럽에서 다수 동성애자 감염이 보고됐지만, 감염경로 중 하나가 동성애일뿐 발병 원인은 동성애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 전파도 가능하나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은 질환은 아니다.

감염 시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5일에서 최장 21일까지로 알려져있다. 보통은 감염 후 6~1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 2~4주간 지속된다.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구진성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해 수포(물집)→농포(농이 참)→가피(마르면서 굳은 딱지) 등 단계로 진행된다.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간혹 입, 생식기, 안구에도 나타나며 다른 부위로 확산된다. 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무시할 수준은 아니나, 의료체계가 잘 정비된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를 독일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가 2004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 베를린 | AFP연합뉴스

■백신 접종은 위험도 고려해 제한적으로

정부는 지난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의심환자는 혈액, 피부병변의 조직·액·가피 등을 통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된다. 확진자는 감염력이 소실된다고 보는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격리 입원을 해야 한다. 접촉자는 고위험·중위험·저위험 3단계로 분류한다. 고위험군은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지 21일 이내에 접촉한 동거인, 성접촉자 등이다. 저위험군은 접촉은 했으나 거리가 가깝지 않은 경우, 중위험군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한 의료인 등이다. 저위험군은 수동감시, 중·고위험군은 능동감시 대상이다. 고위험군은 21일간 격리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확진된 환자와 중위험·고위험 밀접 접촉자에 대해 비축 중인 2세대 백신을 활용해 본인 의사를 확인한 후에 동의하면 최종 노출일부터 14일 이내에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2세대 백신은 다만 접종 방법이 까다롭고 부작용 우려도 있다.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도입을 위해 제조사 등과 협의는 진행 중이다. 치료제가 국내에 아직 도입이 안 됐기 때문에 입원 중인 확진자는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를 받는다. 국내에 원숭이두창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와 면역글로불린이 확보돼 있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항바이러스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7월 중에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성인 및 소아(13㎏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감염자, 감염 위험자 및 동물과 직·간접적 접촉을 피한다.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방문시 장갑·마스크 사용, 손씻기 등 수칙을 준수한다. 야생동물과 접촉도 자제하고 야생고기 취급·섭취에 주의한다. 해외여행자의 경우 귀국 후 3주 이내 발열, 오한, 수포성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청 콜센터(1339)로 연락해야 한다.

민서영·김향미 기자 min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