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공수겸장 유격수는 리드오프 체질..촌놈마라톤을 거부한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3안타를 쳐도 아쉽네요.”
KIA 유격수 박찬호가 데뷔 9년만에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날 조짐이다. 박찬호는 21일 광주 롯데전서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했다. 시즌 199타수 53안타 타율 0.266 1홈런 25타점 25득점 OPS 0.671 득점권타율 0.308.
박찬호는 데뷔 후 안정된 수비력이 비해 타격이 많이 떨어졌다. 군 복무 이전과 이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역 시절 강타자로 이름을 날린 전임 감독들도 박찬호의 타격을 끝내 살리지 못했다.
결국 박찬호는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데뷔 9년만인 2022년에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날 조짐이다. 아직 드러난 성적만 보면 공격형 유격수들 사이에서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2019년 0.260이 커리어하이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박찬호는 올해 준비를 단단히 했다. 우선 웨이트트레이닝을 착실하게 했다. 시즌 중반 이후 기온이 올라가면 체력이 떨어져 타격 응집력이 떨어졌던 고질병을 타파할 유일한 해결책이다. 아울러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스트라이드에 신경을 썼다. 레그 킥과 토탭 타법을 동시에 준비했다.
시즌 전에는 레그 킥을 시도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잘 맞지 않아 토탭으로 바꾼 상태다. 박찬호는 롯데전 직후 “타이밍이 안 맞아서 바꿨다. 미리 준비해놨다”라고 했다. 토탭은 다리의 움직임이 적은 대신 강한 회전이 필요하다. 그만큼 웨이트트레이닝을 잘 해 놓아야 하고, 부단한 연습은 필수다.
그런 박찬호는 9번 타자일 때보다 1번 타자일 때 생산력이 좋다. 이날 역시 리드오프로 등장해 롯데 찰리 반즈를 제대로 공략했다. 타율 0.325에 10타점이다, 2루타 7방을 쳤다. 반면 9번 타자로는 타율 0.20 11타점.
기본적으로 타격감이 좋을 때 리드오프로 많이 나섰고, 반대일 때 9번 타자로 많이 나섰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박찬호는 확실히 리드오프를 즐긴다. “좀 더 설렌다. 1번 타자로 나가면 오히려 공격적으로 친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조심스럽지만, 올 시즌은 예년처럼 시즌 중반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이 시점에서 보면 작년, 재작년보다 낫다”라고 했다. 단, 만족하지는 않는다. “3안타를 쳐도 아쉽다. 출루율 3할5푼이 목표인데(21일까지 0.324), 힘들다”라고 했다.
박찬호가 붙박이 리드오프는 아니다. 목표대로 출루율 3할5푼을 돌파하면 붙박이 리드오프가 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가 타이거즈의 공수겸장 리드오프가 된다면,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팀도 좋은 일이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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