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당' 운영권 놓고 첨예한 대립..남양·한앤코 소송 새국면 맞나
'쌍방대리' 부적절 문제도 수면 위, 한앤코 "문제없다"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홍원식 회장 일가와 한앤컴퍼니(한앤코)의 법적 분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백미당 운영권과 가족 예우에 대한 별도합의서가 공개되며 재판은 새 국면을 맞았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정찬우)는 21일 홍 회장과 한상원 한앤코 대표를 직접 증인으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번 분쟁의 쟁점은 Δ백미당 분사 관련 사전 합의 여부 Δ별도합의서의 존재 여부 Δ쌍방 대리 등 크게 세 가지다.
◇"백미당 분사는 매각 협상의 대전제" vs "홍 회장이 필요없다 해"
홍 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남양유업 매각 계약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백미당 운영권'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백미당을 계속 운영하지 못하는 조건으로는 매각 협상에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내가 애정을 갖고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아내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고 싶었다는 취지다.
홍 회장은 "백미당 운영권 유지는 이번 계약의 전제 조건"이라며 "그게 무너지면 주당 82만원이 아니라 88만원, 100만원이어도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회사를 잘 꾸리다가 피치 못하게 매각했는데 내 도리를 지키는 건 최소한 자식에 대한 배려와 백미당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회장은 자신에게 한앤코를 추천해준 함춘승 피에이치컴퍼니 대표와도 지난해 5월5일부터 10일까지 백미당 문제와 자식들의 임원직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한 대표가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제야 같은달 11일 첫 미팅에 나섰다고 했다.
이후 백미당 분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홍 회장은 함 대표에게 '사기당한 기분'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백미당 분사에 대해서 크게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앤코 측은 '홍 회장이 백미당 분사를 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함 대표에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외식사업부 분리를 원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아무 말이 없었다"며 "(함 대표에게) 다시 확인 요청했을 때 '홍 회장이 원치 않고 관심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홍 회장에게 직접 들었냐"는 질문엔 "직접 들은 건 없다"고 답했다.
◇"조건부 날인" vs "완전계약"
법정에서 공개된 별도합의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홍 회장의 남양유업 고문직 보장과 백미당 분사, 오너 일가 처우 보장 등이 포함됐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별도합의서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을, 한앤코 측은 별도합의서는 없는 '완전계약'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회장 측이 공개한 별도합의서에는 한앤코 측의 날인이 없는 반면 주식매매계약서에는 홍 회장의 날인이 있다. 한앤코가 이번 계약에 대해 완전계약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홍 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한앤코 측의 날인을 받지 못한 경위를 설명했다.
홍 회장은 "변호사에게 별도합의서에 (한앤코 측)도장을 받으라고 했는데 연락해보더니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러면 계약을 못하겠다고 하니 '다른 대안이 있으니까 될 수 있다'고 얘기해서 (매매계약서에) 조건부 날인을 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별도합의서 얘기를 들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며 "유선으로 전달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쌍방대리 부적절" vs "문제 없어"
'쌍방대리'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홍 회장 측은 이번 계약 과정에 양측의 대리를 모두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맡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대리인이 동일하게 되면 한쪽의 이익 또는 권리가 보호받지 못할 수 있어 통상적인 인수합병(M&A)에서는 쌍방대리를 금하고 있다. 실제 민법 124조는 대리인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해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해 당사자 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쌍방대리는 예외적으로 사전에 본인 허락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데 홍 회장 측은 이번 계약 체결 전까지 한앤코 측의 대리인도 김앤장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즉 계약 체결 과정에서 김앤장 변호사들이 홍 회장에게 불리한 계약을 하도록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 대표는 "딜을 하면서 쌍방대리를 많이 하고 있다"며 "쌍방대리로 문제가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반박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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