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남자가 88명".. '사교계 여왕' 한 방에 몰락시킨 사진 [왓칭]

이태훈 기자 2022. 6. 22. 11: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왓챠 '베리 브리티쉬 스캔들'(2022), '베리 잉글리쉬 스캔들'(2018)

“우리(영국인)가 좀 변태긴 해요, 그렇죠? 마음 깊숙한 곳에선 그런 걸 좋아하죠. 가십, 딴 사람들이 자극적인 일로 곤란해지는 것, 닫힌 문 뒤 편에서 벌어지는 일은 뭐든지…. 우린 그런 일에 완전 집착하죠.”

BBC원·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3부작 시리즈 ‘베리 브리티시 스캔들’에서 1960년대 초 영국과 세계를 뒤흔들었던 스캔들의 주인공인 공작부인 마거릿을 연기했던 배우 클레어 포이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젊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기했던 그 배우다.

마지막 회엔 이런 대사도 나온다.

“더러운 시궁창의 저 평민들은 우리를 우러러보지. 우리가 지들하고 다르니까. 하지만 기회만 생기면 어떻게든 우릴 끌어내리려고 해. 지들하고 똑같아 보이게 하려고.”

‘사교계의 여왕’을 한 방에 몰락시킨 결정적 사진

왓챠 ‘베리 브리티쉬 스캔들’

/BBC원·아마존프라임비디오
그 사람은 내가 바람을 피웠던 말던 아무 관심 없어요.
그냥 나를 부숴버리고 싶은 거예요.

BBC가 지난해 12월 방송했을 때 700만명이 시청했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4월 공개한 3부작 시리즈.

1960년대 영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실제 스캔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부유한 기업인의 딸로 미국에서 자란 ‘마거릿 스위니’(클레어 포이)는 첫 결혼 실패 뒤 스코틀랜드 아가일 공작 이언 캠벨(폴 베터니)과 사랑에 빠진다. 평민 출신이지만 부와 명성을 이미 가졌던 마거릿은 ‘아가일 공작 부인’이라는 사회적 인증이 필요했고, 가문의 성(城) 수리비도 댈 수 없던 몰락해가는 귀족 이언은 그녀의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비극은 예정돼 있었다. 마거릿은 병적인 바람기를 제어할 생각이 없었고 이언 역시 전쟁 후유증에 이은 알코올과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가일 vs 아가일’로 불린 이혼 재판에서, 이언은 마거릿이 남자 88명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며 ‘결정적 사진’을 공개한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복장 터지는 이야기다.

/BBC원·아마존프라임비디오

타블로이드와 잡지의 단골 표지 모델이었던 런던 사교계의 여왕과, 유서깊은 스코틀랜드 귀족 가문의 후계자인 전쟁 영웅의 재혼. 이어진 불륜 스캔들과 세기의 이혼 재판. 장엄한 고성과 최고급 호텔에 가려졌던 은밀한 사생활과 고귀한 척 하던 귀족의 몰락이 대중의 관음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높이 오를수록 추락의 낙차도 크다. 한 여성을 천사로 띄워올렸다 창부로 추락시키며 대중의 저열한 관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황색 언론의 행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사적인 사진을 유출시키는 아날로그 시대의 ‘리벤지 포르노’, 남성과 여성에 다르게 적용되는 도덕적 이중 잣대 같은 문제들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아가일 공작 부인 마거릿 스위니 역의 클레어 포이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기했던 배우. 아가일 공작 이언 캠벨 역의 폴 베타니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비전’이다.

동성애 혐오 계급사회, 잉글랜드에서 일어난 일

왓챠 ‘베리 잉글리쉬 스캔들’

/BBC원·아마존프라임비디오
그 녀석은 나를, 우리 당을, 내 결혼을 모두 부숴버릴 거요.

1970년대 말 영국 자유당 당수 ‘제레미 소프’(휴 그랜트)는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나온 인기 정치인. 멀쩡히 결혼해 가족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겐 비밀스러운 동성 연인도 있었다. 당시 영국에선 동성애가 형사 범죄였다. 폭로되면 가정도, 명성도, 정치 생명도 끝장이다. 소프는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암살자를 고용해 과거의 연인 ‘노먼 스코트’(벤 위쇼)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다. 법정 다툼이 벌어진다.

/BBC원·아마존프라임비디오

한 때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 휴 그랜트는 차분하고 위엄있는, 하지만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엘리트 정치인이 된다. 동성 연인 노먼 역의 벤 위쇼는 이 시리즈에서의 연기로 미국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상, 영국 텔레비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연약하고 상처 받기 쉬운, 만나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남자를 설득력있게 연기한다.

역시 BBC원과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제작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