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이 '국민거포'박병호에게.."500홈런 도전하라"

하남직 2022. 6.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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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이승엽의 기록 넘어 KBO 최초 9년 연속 20홈런
이승엽 "내 통산 467홈런 기록 넘어 500홈런까지 도전하길"
홈런 타구 바라보는 박병호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5회말 무사 주자 없을 때 kt 박병호가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박병호는 이번 홈런으로 이승엽(은퇴)이 갖고 있던 종전 기록(8년)을 넘어 KBO리그 최초의 9시즌 연속 2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2022.6.2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국민거포' 박병호(36·kt wiz)가 자신의 8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넘어 KBO리그 신기록을 썼다는 소식에 '국민타자' 이승엽(46·은퇴) KBO 홍보대사는 제 일처럼 기뻐했다.

동시에 진심을 담은 당부 두 가지를 전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9년 연속 20홈런을 친 타자의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꾸준함에서는 이미 나를 넘어섰으니, 자신의 기록을 과시해도 된다. 이젠 내가 박병호와 함께 거론되는 게 영광"이라며 "병호가 500홈런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꼭 500홈런을 채우고, 은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 5회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20호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20홈런을 채우며 이승엽이 보유했던 '8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넘어, KBO 최초로 '9년 연속 20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 뒤 박병호는 "이승엽 선배는 대단한 선수다. 기록 논외의 선수"라며 "난 이승엽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갈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는 40대에도 꾸준히 홈런을 쳤다"며 "나 역시 체력관리를 잘해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사를 통해 박병호의 마음을 확인한 이승엽 홍보대사는 "역시 박병호는 겸손한 선수"라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조금 자신을 포장해도 된다. 박병호는 누구와 비교해도 돋보일만한 대단한 타자다. 후배지만, 나도 박병호를 존경한다"고 화답했다.

은퇴 후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이승엽 KBO 홍보대사 [이승엽장학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사실 박병호와 이승엽 홍보대사 사이에는 교집합이 많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라는 점은 물론이고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도 닮았다.

자신을 철저하게 통제하려다 보니,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박병호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2020년(타율 0.223·21홈런)과 2021년(타율 0.227·20홈런) 부진에 빠져, 마음고생도 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박병호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는 "20대에는 '올해 부진하면 다음에 기회가 있다'고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부진에 빠지면 '내년에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불안감에 빠진다. 팀과 동료에 대한 미안함도 커진다"고 진단했다.

30대 중후반에도 '안정감'은 반등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3년 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3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3년 계약이 박병호에게 안정감을 줬을 것"이라며 "여기에 박병호는 자신을 인정해 준 kt에 보답하고 싶었을 것이다. 전반기에만 20홈런을 채우며 'kt와 무언의 약속'을 지켰다. 정말 대단하다"라고 감탄했다.

9시즌 연속 20홈런 기록 달성한 박병호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KBO리그 최초의 9시즌 연속 20홈런 기록을 달성한 kt 박병호가 5회가 끝난 후 꽃다발을 받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6.21 xanadu@yna.co.kr

박병호는 21일 시즌 20홈런을 치며,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을 347개로 늘렸다.

이 부문 1위 이승엽 홍보대사 기록인 467홈런에 120개 차로 다가섰다.

박병호의 기억처럼, 이승엽 홍보대사는 마흔이 넘어서도 홈런을 양산했다. 만 마흔이던 2016년에 27홈런, 은퇴를 예고하고 마흔한 살에 치른 2017시즌에는 26홈런을 쳤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박병호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선수다. 박병호는 나보다 더 오래 현역으로 뛸 수 있다"며 "KBO리그를 위해서도 새 얼굴이 계속 나오고, 박병호 같은 베테랑이 함께 경쟁하는 구도가 이상적"이라고 했다.

이어 박병호를 향해 "내 기록(467홈런)을 넘어선 뒤, KBO리그 통산 500홈런에도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는 박병호를 대신해 '계산'까지 했다.

그는 "박병호가 144경기 중 68경기를 치른 시점에 20홈런을 쳤으니, 올해 40홈런을 넘길 수 있다. 이후 4∼5시즌 동안 30홈런을 꾸준히 치면 500개를 채울 수 있다"고 후배를 응원했다.

이승엽 홍보대사도 최근 한 스포츠 예능에 출연하며 '진짜에 가까운 야구'를 하고 있다.

"나도 열심히 하는 걸 좋아한다. 은퇴 후 5년 만에 운동으로 땀 흘리며 기분 좋게 그라운드에 서고 있다"고 웃은 이승엽 홍보대사는 "박병호는 기량과 인성 모두 KBO리그 최고다. 이런 선수가 500홈런에 도전하고, 500홈런을 달성하며 은퇴하길 바란다"고 거듭 기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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