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타격 1위'인데 롯데 팬들은 슬프다..꿈이 현실과 멀어지니까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대호가 맹활약하는데 롯데 팬들은 슬프다?
그런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후배들이 이대호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21일 광주 KIA전서도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64경기서 249타수 88안타 타율 0.353 8홈런 33타점 25득점 OPS 0.882 득점권타율 0.294.
호세 피렐라(삼성, 0.352)를 제치고 타격 1위에 올랐다. OPS는 8위다. 2차 스탯도 괜찮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타격 WAR 1.87로 23위, 조정득점생산력 152.7로 7위, 가중출루율 0.40으로 역시 7위다.
이대호는 2006년 0.336, 2010년 0.364, 2011년 0.357로 세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다. 2006년에는 타격 3관왕, 2010년에는 타격 7관왕을 휩쓸었다. 만 40세, 은퇴시즌에 11년만에 타격왕에 다시 도전할 정도로 여전한 임팩트를 과시한다.
그러나 롯데의 성적은 4월 한달 반짝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곡선을 그린다. 이대호가 은퇴시즌에 바라는 건 타격왕이 아닌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보만 보면 롯데가 1992년 이후 30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과감하게 예상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롯데는 21일 광주 KIA전 패배로 29승35패2무, 승률 0.453으로 8위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의 5위 KT에 3경기 뒤졌다. 시즌을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나 투타, 공수주 짜임새에서 상위권 팀들과 차이가 보이는 게 사실이다. 선두 SSG에 무려 12경기 뒤졌다. 기적이 필요하다.
롯데는 팀 타율 4위(0.258), 팀 홈런 5위(46개), 팀 OPS 5위(0.685), 팀 득점권타율 7위(0.257)다. 공격력은 중위권이다. 이대호의 맹활약에 포텐셜을 완벽히 터트리며 리그 최고타자 반열에 올라선 한동희가 있다. 베테랑 안치홍과 전준우도 분전한다. 그러나 늘 그랬듯 2% 부족하다. 여기에 팀 도루 최하위(24개), 팀 도루성공률 50%로 최하위다. 주루와 작전수행의 약점이 개선되지 않았다.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4.05로 8위다. 선발 평균자책점 4.03으로 8위, 불펜 평균자책점 4.12로 6위. 찰리 반즈가 시즌 초반 확실한 에이스 노릇을 했지만, 5월부터 힘이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탄탄한 팀에 비해 계산이 되는 투수가 적다. 수비도 팀 실책 60개로 5위다.
성민규 단장 주도로 2~3년째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육성한다. 그러나 1군 주축으로 올라선 선수가 많지 않다. 베테랑 의존도가 높고, 서로 시너지도 안 난다. 포스트 이대호는 한동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대호가 그랬듯 포스트 이대호도 홀로 롯데를 떠받칠 수 없다. 냉정히 볼 때 현재 롯데는 확실한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역사를 돌아볼 때, 중~하위권 팀들이 여름부터 각성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낸 사례가 거의 없었다. 롯데가 올해 가을야구를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이대호가 꿈을 이루고 은퇴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롯데 팬들은 이대호가 맹활약할수록, 타격 1위의 가능성을 높일수록 기쁨보다 안타까움이 크지 않을까. 이쯤 되면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의 체질개선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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