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토서 韓에 3·4·5자 회담 공세적 제안..한일관계엔 "국가간 약속 지켜야"

입력 2022. 6. 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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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미일·AP4·미+AP4 정상회담 가능성 제기
내부 선거용..'양자' 피하며 동북아 주도권 확보
美, 한미일 강화·나토 계기 '중러 견제' 勢 과시
기시다, '지지층' 의식 강경발언..여론 주시해야
韓, 민관합동기구 출범..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23일 도쿄 모토아카사카의 영빈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 미국+‘아시아·태평양 4개국’(A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정상회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만날 기회는 넓어지겠지만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정상 간 만남’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보도는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일본 NHK와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은 21일 기시다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해 5개국 정상회담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AP4 정상회담 가능성을 보도했고, 대통령실은 일본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 비(非)회원국인 AP4 국가와 나토의 핵심 동맹국인 미국과 다양한 방식의 정상회담을 일본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은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 ▷중국의 동·남국해 진출 강화 ▷북 핵무기 대응 등 의제까지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유관국과 양자 동맹(Hub&Spoke·허브앤스포크) 형식으로 이어져 온 AP4 국가가 ‘소규모 집단 안보체제’로 묶이는 움직임으로, 초기부터 일본이 이를 주도하겠다는 의욕으로도 풀이된다.

현재 일본의 가장 큰 무기는 ‘7월 참의원 선거’다. 일본은 한일 양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데 한일 정상회담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월 중순쯤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사전 논의를 할 계획이었지만 이 일정 역시 일본의 선거 이후로 밀렸다.

다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지지층을 신경 쓰느라 한일 관계에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 이후 외교, 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공동 대응 횟수도 많아지고 있다. 한미일 3각 동맹의 핵심은 한일 관계의 개선이다.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를 거부하기에는 미국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항해 강력한 군사 동맹으로 뭉친 나토 정상회의에 AP4를 초청한 데 이어 별도의 회담이 개최된다면 나토에는 ‘중국 견제’, AP4에는 ‘러시아 견제’ 메시지를 넣을 수 있다. 여기에 일본은 민감한 한일 현안은 피하면서도 접점을 찾기 위해 다자회담으로 우회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시다 총리의 강경 발언이다. 기시다 총리는 21일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9개당 당수 토론회에서 한일 관계의 안정화를 언급하면서도 “나라와 나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것이 없으면 그 이후의 것은 좀처럼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라와 나라의 약속’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나 2015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등으로 강제노역 피해자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 등이 모두 해결됐으며 이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가 협정이나 합의 등의 형태로 약속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왔다.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합동기구를 이르면 이번주 안에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 이후 2년 넘게 중단돼 온 ‘김포~하네다’ 항공노선을 오는 29일 재개하기로 했다. 국내 여론을 의식하며 운항 재개를 미루던 일본이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정책협의단’을 파견해 기시다 총리에게 해당 노선 재개에 뜻을 전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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