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일만의 '인생경기'.."영하 7도 캐치볼, 더 물러설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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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도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이는 상상을 많이 했습니다."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하며 1군 첫 홈런도 기록했다.
이어 "군대 가기 전 1군 경기에 출전했을 때는 사실 긴장도 많이 되고 불편한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은 경기장에 왔을 때부터 생각보다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서 자신감이 붙어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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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출신 외야수..현역으로 지난달 군 복무 마쳐
"당장 주전 아니지만..버티다 보면 내 자리 될 것"
양찬열(25·두산 베어스)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지난 21일 인천 SK전에서 737일만에 선발 기회를 잡아 ‘인생경기’를 한 것이다. 9번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성적표는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 1볼넷 1삼진.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하며 1군 첫 홈런도 기록했다. 싸이클링 히트까지 3루타 단 하나가 부족했다. 14점 차 대승을 이끈 팀 타선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그는 “복귀전을 상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자평했다. 이어 “군대 가기 전 1군 경기에 출전했을 때는 사실 긴장도 많이 되고 불편한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은 경기장에 왔을 때부터 생각보다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와서 자신감이 붙어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졸 출신의 양찬열은 2020년 신인 2차 지명 8라운드 전체 79순위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 기회를 받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빠르게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로 하고 그해 11월 바로 현역 입대했다. 그는 “영하 7도에도 캐치볼을 했고, 대대장님이 반입해주신 방망이로 스윙 연습을 했다”며 “TV로 야구는 정말 매일 봤다. 친구들이 너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부럽기도 했지만, 나가서 내가 더 잘하자는 다짐을 했다”고 돌이켰다.
제대 후 약 한 달 만에 기회는 찾아왔다. 퓨처스리그 17경기에서 타율 0.329(70타수 23안타) 2홈런 13타점 무력시위를 한 게 김태형 두산 감독의 눈에 띈 것이다. 경기 전 “최근 2군 성적이 워낙 좋고 경기력도 괜찮다고 보고받았고, 1군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궁금해서 바로 선발 기용했다”던 김 감독은 경기 후 “2군에서 올라오자마자 좋은 활약해준 양찬열을 칭찬하고 싶다”고 콕 짚어 언급했다.
한때 백업 자리 꿰차기도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산의 외야는 올 시즌 공백 메우기가 걱정이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및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혹서기 강행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군 잔류’를 목표로 하는 양찬열에게는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는 “이제는 물러설 데가 없으니 내가 해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주전은 아니지만, 버티다 보면 기회가 찾아오고 그 기회를 잡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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