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 중앙군사위서 핵실험 방향 나올까..軍 기강확립 대책도
대규모 군 수뇌부 인사 직후 열려 '기강 다잡기' 의도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끝마친 상태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소집해 회의 결과와 함께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는 최근 군 수뇌부를 대거 물갈이한 직후 군단장급 이상 군 간부들을 전체적으로 별도 소집했다는 점에서 군 내부기강을 확립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3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6월 열렸던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2차 확대회의 이후 1년 만이다.
회의에서는 올해 상반기 국가방위사업 전반을 결산 평가하고 당면한 국방건설 임무들을 확정한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에 통신은 "당의 군사노선과 주요 국방정책들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문제들이 의정으로 상정된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직접적인 핵실험 언급이나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나올지 여부다. 회의 개최 시점이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시기와 맞물려 있어서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를 완료했고 사실상 김 위원장의 결정만 남은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핵실험 준비는 끝났지만 정확한 실행 시기는 "급작스럽게 진행될 수도 있고 내년 3월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핵무기 보유에 대한 의지가 강해진 데다, 신냉전 구도 속에 미국과 대립하는 중·러를 뒷배 삼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무력시위를 거침없이 강행해온 상황에서 끝내 핵실험 결정과 해당 지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7차 핵실험 관련 대외여론, 주변국 반응 등도 종합하여 관련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사일 개발 등 국방력 강화 부분은 기존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10일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강대강'과 '정면승부' 대외기조를 천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국가의 안전환경은 매우 심각하며 주변정세는 더욱 극단하게 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며 "이같은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도 수위 높은 정책들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밀착이 심화하고 대북 제재 압박도 강화되는 국면이어서 한층 가중된 도발적 메시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 "조선에 있어서 국권수호를 위한 강대강 국면은 최대의 주적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힘을 부단히 키우는 기간"이라며 "군사적인 강대강이 지속되면 불측(예측불가)의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위협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국가방위사업을 전반적으로 '총화'하겠다고 밝혀, 국방력 강화 계획의 성과와 문제점 등 실태를 분석·평가할 걸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전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 성공으로 남한의 과학기술력이 부각된 상황을 의식해 무기 개발 성과를 과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군 내부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내부기강을 확립 대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달 초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군 수뇌부 중 국방상을 제외하고 총정치국장·총참모장·정찰총국장을 모두 교체한 상태다.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지 보름도 채 안 돼, 당 중앙군사위 위원을 비롯해 당 인민군위원회 집행위원회 위원·국방성 지휘성원·군 대연합부대 군정지휘관까지 한꺼번에 소집한 것은 군 기강확립 문제를 그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암시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이번 회의에서 '군사 정치활동'이 다뤄진다고 한 만큼, 장마 등 수해 대비나 코로나19 방역 등 주민들을 상대로 한 군의 과업과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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