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생→시범 홈런왕→해외 유턴파..파란만장 2루 주인, 누가 웃을까
[OSEN=잠실, 한용섭 기자] 2루수, 최근 수 년 간 LG 트윈스의 최대 고민거리인 포지션이다. 임팩트 있는 2루수를 자체 육성하지 못해 2020시즌에는 정근우(현재 은퇴)를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시즌 중반 키움과 트레이드를 통해 서건창을 데려왔다. 하지만 해결책으로 부족했다.
해외 유턴파인 손호영(28)이 매서운 타격과 크게 불안하지 않는 수비로 2루수 자리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현재 LG 2루 자원 중에서 폼이 가장 좋다. 타율 3할3푼3리(33타수 11안타) 3홈런 11타점, OPS 1.148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LG 2루수는 서건창으로 출발했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으나, 트레이드 이후 부진한 성적으로 FA 신청을 포기했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신청하기 위해 재수를 선택했다.
그러나 서건창은 4월과 5월 타율이 겨우 2할을 넘는 수준으로 이렇다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6월초 복사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 재활군에 있다. 42경기에서 타율 2할1푼2리(137타수 29안타) 1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5월말 서건창이 타율이 점점 떨어지자, 송찬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해 시즌 도중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송찬의는 2군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처음 참가했고, 시범경기에서 장타력을 뽐내며 깜짝 ‘홈런왕’에 올랐다. 김광현 상대로 홈런을 날리는 등 홈런 6개를 터뜨렸다.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는데, 4월 중순 타율 1할8푼8리(16타수 3안타)의 기록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프로의 벽을 실감하고 2군에서 재충전, 5월말 콜업된 송찬의는 홈런 2방과 함께 타율 3할2푼(25타수 8안타)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송찬의는 6월 들어 점점 안타 생산이 뜸해지고, 수비에서 실책이 많아지면서 출장 기회가 줄어들었다.
손호영에게 기회가 왔다. 5월 중순 콜업돼 내야 멀티 백업으로 이따금 교체 출장했던 손호영은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에서 경기 중반 교체 출장해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송찬의의 타격 부진과 맞물려 손호영에 출장 기회를 잡고서 가끔 장타로 때리며 공수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손호영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회 1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5회 2사 1,2루에서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7-1로 달아났다.
앞서 5회 수비 때 2사 1루에서 터크먼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으로 선발 이민호에게 1실점(비자책)을 안겨줬다. “실책으로 가슴이 철렁했다”는 그는 만회의 3점 홈런을 치고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야구 커리어는 보통 선수들과는 다르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 진출해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방출, 국내로 유턴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국내 독립리그에서 뛰다가 뒤늦게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만 26세의 나이에 프로에 입단했다.
손호영은 “그때 그 경험들이 좋았던 것 같다. 그냥 어릴 때 프로에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생각보다는 그렇게 돌고 돌았으니까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힘든 시기를 겪은 만큼 간절함이 생긴 것이다. 더 단단해졌다.
그는 “방출도 당해보고 2년 동안 군대 갔다 오느라 야구를 못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월급도 받는다는 것이 되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간절하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LG의 내야 경쟁은 치열하다. 손호영은 "내가 못하면 항상 뒤에 누군가가 있으니까 못하는 순간 그 사람이 바로 나가고, 그 사람이 잘 하면 계속 나가게 될 것이다. 악의적은 마음은 없다. 내가 잘하자, 야구장에서는 팀이 이기는 것과 나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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