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거장 관용 뒤에 숨은 유희열 [ST이슈]

윤혜영 기자 2022. 6. 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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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연이어 표절 논란에 휘말린 가수 유희열이 뻔뻔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만 선택적으로 발표하며 표절 논란의 본질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유희열은 14일,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Aqua'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사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표절임을 인정했다.

이후 유희열의 과거 곡들이 여럿 표절 의혹에 휘말리며 논란이 커졌다. 특히 '유희열의 생활음악'으로 공개된 '내가 켜지는 시간' 역시 사카모토 류이치가 2020년 유튜브 라이브 공연에서 선보인 '1900'과 유사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결국 사카모토 류이치 측은 20일 "'Aqua'와 '아주 사적인 밤'의 '유사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 역시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Aqua'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의 작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볼 수 있다.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책임의 범위 안에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라며 유희열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유희열 소속사 안테나도 같은 날, 류이치 사카모토의 입장을 첨부하며 "'1900'에 대해서는 유희열이 원래 알고 있던 곡이 아니었고, 유사성이 있다고 보긴 어려우나 다시 한번 논란의 대상이 됐기에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 측에 재차 상황을 전달드렸으며, 추후 이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말씀드렸다.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께서는 현재 지속되고 있는 이 이슈가 더 이상 확산되기를 원치 않고 계신다"고 알렸다.

사카모토 류이치와 관련된 표절 건은 원작자의 관용으로 일단락됐으나 유희열의 표절 논란은 안타깝게도 현재진행형이다. 해당 건 외 유희열의 표절 의혹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희열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입장만을 앞세워 다른 건들은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다른 표절 의혹 곡들은 표절의 정도가 뻔뻔하기 그지없다. 유희열이 지난 2002년 작사, 작곡, 편곡한 가수 성시경의 'Happy Birthday To You'는 1998년 발매된 타마키 코지의 'HAPPY BIRTHDAY ~愛が生まれた~'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Happy Birthday To You'의 경우, 타마키 코지의 노래와 제목은 물론, 가사도 겹친다. 우연이라기엔 대놓고 해당 곡을 레퍼런스했다고 낙인 찍은 듯한 기막힌 중복이다.

뿐만 아니라 유희열이 2013년 MBC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 특집에서 발표한 'Please Don't Go My Girl(feat. 김조한)' 또한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Body Bumpin''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무한도전'에 나온 해당 곡의 작곡은 유희열, 편곡은 유희열, 송성경으로 표기돼 있다.

이때도 유희열은 마치 해당 곡이 다른 곡을 참고해 만든 곡이라는 걸 티내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했다. 당시 유희열은 "이 곡에는 안무를 해야 한다"면서 안무를 춰보이는데 실제 원곡 안무와 거의 똑같다.

한 음악 커뮤니케이터는 이에 대해 "충격이었다. (유희열이) 표절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은 심리가 있나. 이 정도를 해도 대중은 모를 거라는 자만인가. 표절 의심보다 이런 행동에 더 놀랐다"며 유희열의 행동에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 2001년 발표된 토이의 대표곡 '좋은 사람'마저 일본의 마키하라 노리유키의 'もう恋なんてしない'(1992), 애니메이션 '웨딩피치'의 OST 'Sweet little love'(1996)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희열은 이 모든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저 사카모토 류이치 입장 뒤에 숨은 모양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입장으로 다른 여러 논란들을 무마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하여 유희열은 원작자가 괜찮다고 했고 "이 이슈가 확산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표절 논란 전체를 부정하고, 누리꾼들의 표절 의혹 제기를 막으려는 듯한 의도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유희열은 21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를 예정대로 소화한다. 뮤지션에게 치명적인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논란을 명확하게 매조짓지 않은 채 뮤지션들을 마주하러 나서는 셈. 커리어 최대 위기를 헤쳐나가는 유희열의 행보 면면이 아쉬울 따름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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