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기회 많아질 것"..KIA는 김도영의 봄을 잊지 않는다
KIA의 슈퍼기대주 김도영(19)에게 두번째 기회가 온다.
김도영은 지난 21일 광주 롯데전에 9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일 잠실 두산전 이후 14경기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기다린 듯 김도영은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쳤다. 1-2로 뒤지던 2회말 1사 1·2루에서 중전안타를 때려 2루주자 이우성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바로 뒤 1번 타자 박찬호의 결승 희생플라이가 나왔고 김도영의 동점 적시타는 KIA의 6-5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5월31일 잠실 두산전에서 기록한 2타점 이후 김도영의 첫 타점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김도영이 활용도가 많다. 조금만 하면 잘 될 것 같다”며 “앞으로 1군에서 선발 출전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다. 3루수와 유격수 두 자리에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부진한데도 꾸준히 1군에 둔 신인 김도영에게 다시 본격적으로 기회를 주겠다는 대외적인 메시지, 그러니 더 열심히 해달라는 선수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모두 담았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올해 KIA에 1차 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내야수로 큰 기대를 받았다. 잘 치고 잘 달리는 데다 수비도 좋아 ‘제2의 이종범’이라는 특급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범경기에서 그 높은 기대치가 정점을 찍었다. 12경기에서 타율 0.432(44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해 고졸신인으로서 시범경기 타격왕에 올랐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내야 일부에 고민이 있었고 지난해 9위로 추락한 데는 젊은 타자들의 타격 부진이 결정적이었기에 김도영은 단숨에 KIA의 구세주 후보가 되었다. 당연히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개막전에서 무려 톱타자로 선발 출전하면서 KIA의 기대가 드러났다.
그러나 어린 신인이 맞이한 프로의 높은 벽도 같이 드러났다. 개막 이후 5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기도 하면서 4월에는 타율 0.179로 물러났다. 내야 한 자리를 차지하고 출발했던 김도영은 결국 점점 교체 출전하는 날이 늘어 6월에는 9경기에서 5타석을 소화하는 데 머물고 있었다. 현재 시즌 타율 0.202(129타수 26안타)로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슈퍼루키’의 대를 이을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전망도 사그라들었다.
그래도 김도영은 개막 이후 내내 1군 엔트리를 지키고 있다. 너무 높은 기대에 시작부터 잔뜩 부담을 느꼈을 어린 선수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분명히 프로에서도 통하리라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도영은 유격수와 3루 수비가 모두 되는 ‘활용도 높은 내야수’이다. 본격적으로 더위와 싸워야 하는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김도영에게 다시 기회가 가고 있다.
KIA는 그동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류지혁 체제로 경기했다. 5월 타선 대폭발을 이끌었던 주역들이기도 하다. 6월 들어서는 타격세가 상당히 가라앉아있고 체력 관리가 필요해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을 많이 활용할 계획이다. 완전한 백업 자원으로 물러나 있었던 김도영이 다시 전면에 나선다.
김도영은 다시 선발 출전한 날, 중요한 적시타를 때리며 화답했다. 두번째 기회를 잘 살려볼 때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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