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오를 이유 딱히 없는데"..미 3대지수 '불안한 반등'

김정남 2022. 6. 2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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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3대 지수 반등에.."아직 바닥 아냐"
"오를 이유 딱히 없다..데드 캣 바운스"
골드만 등 주요 기관들 경기 침체 경고
"침체 발생시 S&P 지수 3000 갈 수도"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모처럼 반등했다. 근래 이어진 변동성 장세를 딛고 반발 매수가 유입하면서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 레벨이 바닥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사진=AFP 제공)

“미 증시 여전히 데드 캣 바운스”

2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5% 상승한 3만530.25에 마감했다. 최근 무너졌던 3만선을 재차 회복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5% 상승한 3764.7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1% 오른 1만1069.30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70% 뛰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탔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폭락했는데, 이날은 반발 매수세가 유입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날 반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일시적으로 튀었다는 것이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전략가는 “중요한 질문은 (이날 지수 상승이) 단순한 반등인지 아니면 바닥인지에 있다”며 “바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다 리서치의 비라지 파텔 매크로 전략가는 “이는 여전히 ‘데드 캣 바운스’(장기 하락 이후 일시 반등)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많다. CNBC는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에 대해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반등이 단기적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S&P 지수가 2% 이상 급등한 것은 모두 10차례다. 그런데 10차례 모두 상승분을 반납하고 그보다 낮은 레벨로 떨어졌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객 메모를 통해 “우리는 경기 침체 위험을 이전보다 더 높게 보고 있다”며 내년 미국의 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높였다. 앞으로 2년 내의 경우 기존 35%에서 48%로 상향했다. 그는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둔화하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오른다면 연방준비제도(Fed)가 높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대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치우스는 아울러 미국이 내년 경기 침체를 피한다고 해도 오는 2024년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을 25%로 점쳤다.

골드만삭스뿐만 아니다.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분명한 사실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갑자기 중단하면 유럽에 경기 침체가 빨리 올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라며 “유럽뿐 아니라 미국도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마저 블룸버그 주최로 열린 카타르 이코노믹포럼에서 “경기 침체는 언젠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석달간 전체 인력의 3.0~3.5%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주식전략가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아직 주가에 덜 반영됐다”며 “침체가 발생할 경우 S&P 지수가 30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침체 발생하면 S&P 3000 갈 수도”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5월 기존주택 매매는 전월 대비 3.4% 줄어든 541만건(연율 환산)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6% 줄었다.

활황세를 보였던 주택시장이 갑자기 쪼그라드는 건 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연준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긴축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이미 6%에 근접한 상태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주택 접근성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달간 매매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은 미국 경기의 주요 바로미터 중 하나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부동산이 가라앉는 건 곧 경기 침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전체 주택시장에서 기존주택 거래는 약 90% 비중이다. 나머지 10%는 신규주택 거래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5월 전미활동지수는 0.01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0.35)를 밑돌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미국과 비슷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42% 오른 7152.05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2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5% 각각 올랐다. 범유럽 지수 유로 Stoxx 50 지수는 0.70% 상승한 3494.00을 기록했다.

금융시장은 오는 22~23일 상·하원에 출석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주시하고 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당시 기자회견에서 더 나아가는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0.99% 오른 배럴당 11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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