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보이는데..'왕년 MVP' 옐리치는 부활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2. 6.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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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옐리치는 부활할 수 있을까. 결과는 아직이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6시즌 에이스 호세 페르난데스를 잃은 마이애미 말린스는 2017시즌이 종료된 후 '파이어 세일'에 나섰고 팀의 중심에 서있던 스타플레이어들을 대거 트레이드했다. 여러 구단들이 마이애미의 세일 현장에 뛰어들었고 뉴욕 양키스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마르셀 오주나를 얻었다. 그리고 1년 뒤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J.T. 리얼무토를 품었다.

밀워키 브루어스도 2018년 1월 마이애미와 '빅 딜'을 단행했다. 외야수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영입하며 4명의 유망주를 '패키지'로 보냈다. 루이스 브린슨, 이산 디아즈, 몬테 해리슨, 조던 야마모토를 마이애미에 내주고 1991년생 우투좌타 외야수 옐리치를 품었다.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더(23순위)인 옐리치는 2013년 데뷔해 2017년까지 5년 동안 마이애미에서 643경기 .290/.369/.432 59홈런 293타점 72도루를 기록했다. 옐리치는 대단한 파워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정교함과 빠른 발, 중장거리 타격 능력, 견고한 수비력까지 가진 다재다능한 외야수였다.

거포가 아니었을 뿐 원래 뛰어난 타자였던 옐리치는 밀워키 이적 후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적 첫 시즌 147경기에서 .326/.402/.598 36홈런 110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스타 선정과 함께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고 2019시즌에는 130경기에서 .329/.429/.671 44홈런 97타점 30도루를 기록하며 '30-30 클럽' 가입과 함께 MVP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밀워키 이적 후 두 시즌 동안 옐리치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활약을 펼쳤다.

밀워키는 '굴러들어온 복'을 놓치지 않았다. 2020시즌을 앞두고 옐리치와 9년 2억1,500만 달러의 초대형 연장계약을 맺었다. 20대 후반이 된 옐리치가 밀워키 입단 후 드디어 모든 잠재력을 폭발시켰으며 한동안 전성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밀워키의 기대는 장기계약 직후 산산조각이 났다.

단축시즌부터 성적이 뚝 떨어진 옐리치는 지난 2년 동안 175경기에서 .234/.360/.392 21홈런 73타점 13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시즌에는 117경기에 나서 홈런을 9개 밖에 기록하지 못하며 장타력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올시즌에는 더 심하다. 6월 21일(한국시간)까지 올시즌 66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234/.318/.369 7홈런 23타점 10도루, 지난시즌 0.735로 커리어 로우 수치였던 OPS는 올해 아예 0.700 미만으로 떨어졌다.

성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옐리치에 대한 기대 시선은 여전하다.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긍정적인 요소들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옐리치는 올시즌 평균 타구속도 시속 91.8마일, 배럴타구 비율 10.6%, 강타비율 50.8%를 기록했다. 모두 리그 평균을 훌쩍 넘는 수치다. 매년 그래왔듯 옐리치는 올시즌에도 강력한 타구를 날리고 있다. 배럴타구 비율 10.6%는 마이애미 시절보다 더 높은 수치고 강타비율 50.8%는 MVP 시즌과 동일한 수치다.

발사각도가 6.7도로 리그 평균(12.1도)보다 훨씬 낮지만 옐리치는 원래 각도 높은 뜬공을 쏘아올리는 타자가 아니다. MVP 시즌의 평균 발사각도는 5도에 불과했다. 스윗스팟 명중율도 31.8%로 리그 평균(32.9%) 이하지만 자신의 커리어 기록(31.9%)와는 별 차이가 없다. 지난 3년보다 떨어진 볼넷율(10.6%)은 분명 커리어 기록(12%)보다는 부족하지만 리그 평균(8.4%)는 크게 상회한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발사각도가 낮은 옐리치는 땅볼이 많고 뜬공이 적은 타자. 뜬공이 적은 대신 25% 전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을 유지하며 강력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는 것이 강점인 선수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이 16.8%로 뚝 떨어져 커리어 로우였던 2020년(23.4%)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빗맞은 타구 비율도 올해가 스탯캐스트 도입 후 가장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옐리치는 지난 2년 동안 잃었던 강점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원래 옐리치는 패스트볼을 상대로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하는 패스트볼 킬러. 하지만 지난 2년 동안은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2할 중반에 그쳤다. 올해는 0.288로 아직 3할 미만이지만 지난 2년보다는 확실히 오른 모습이다. 상대가 수비 시프트를 펼쳤을 때의 가중 출루율도 MVP시즌(0.487)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올시즌 0.348을 기록해 3할 초반에 그쳤던 지난 2년보다는 오른 수치를 쓰고 있다.

물론 밀워키가 옐리치에게 천문학적인 9년 계약을 안긴 것은 MVP급 활약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현재 모습은 당시와는 여러 부문에서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적어도 옐리치가 날리는 타구의 질을 감안하면 지금보다는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40홈런을 기록하는 거포로 다시 올라서기는 쉽지 않지만 마이애미 시절의 중장거리 호타준족 타자로 돌아가는 것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올해 30세인 옐리치는 아직 젊다. 30대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노쇠화를 걱정할 나이는 아니다. 충분히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수비력이 떨어졌지만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으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도 옐리치에게 유리한 요소다.

이적 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지만 장기계약 직후 추락하며 '먹튀'라는 오명도 썼다. 과연 옐리치가 세부지표에서 보이는 희망을 결과로 바꿔내며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크리스티안 옐리치)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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