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언박싱에 '좋아요' 수십만개..인니서도 통한 '캐릭터'

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광범 기자 2022. 6. 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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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강국 코리아]<4>-①하나은행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은 금융산업에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오프라인·대면 중심 영업 활동은 급격히 위축됐다. 대신 디지털 플랫폼이 대세가 됐다. 국내 은행의 해외 거점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낙후된 금융 인프라의 빈자리를 온라인·디지털 서비스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디지털에 강점을 지닌 'K-금융'엔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시장 공략 전략을 현지에서 생생히 전달한다.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온 라인뱅크 바이 하나은행의 라인프렌즈 체크카드 언박싱 영상/사진캡쳐=틱톡

#전세계 150여개국 약 8억명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앱 '틱톡'(tictoc)에는 'Line bank by hana bank'(라인뱅크 바이 하나은행·이하 라인뱅크)의 체크카드를 수령한 뒤 '언박싱'하는 영상이 적지 않다. 언박싱 영상에는 적게는 수만명에서 많게는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라인프렌즈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체크카드가 인도네시아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라인뱅크'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신규고객 37만명, 신규계좌 48만좌를 확보했다. 이에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PT뱅크 KEB하나)의 활동성 개인고객(인도네시아인 기준)은 지난해 6월 28만5637명에서 지난달 45만5697명으로 약 60% 급증했다. 이중 46.4%인 21만1635명이 라인뱅크의 활동성 고객이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이 지난 10여년 간 대면영업을 통해 모집한 고객수를 라인뱅크를 통해 약 1년 만에 달성한 셈이다.

라인뱅크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글로벌 빅테크기업 라인이 협업해 설립한 디지털은행이다. 아시아 최고 모바일 플랫폼 기업인 라인의 기술력과 하나은행의 축적된 리테일(소매) 금융 등 노하우를 결합한 쉽고 편리한 디지털뱅킹 서비스로 동남아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디지털금융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명의 세계4위 '인구 대국'이지만 1만8000개가 넘는 섬, 국토의 동서 길이가 미국 본토 길이를 능가할 정도로 넓다. 은행 계좌 보유율은 40% 안팎으로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다. 반면 스마트폰 보급률은 거의 100%에 달한다.

이런 까닭에 빅테크(대형IT기업)의 인도네시아 디지털금융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예컨대 인도네시아 양대 차량호출 기업인 고젝(Gojek)과 그랩(Grab)은 각각 '뱅크 자고'(Bank jago), '뱅크 파마'(Bank fama)에 지분투자를 하며 디지털은행 사업에 뛰어 들었다.

라인뱅크도 인도네시아 시장의 특성을 적극 파고 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과 다르게 계좌 개설 과정을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선보였다. 5분 이내 누구나 쉽게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또 앱의 구성과 기능, 거래 과정도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선호도에 맞춰 간결하게 구성했다.

라인뱅크 관계자는 "가장 쉽고, 사용하기 편한 금융서비스가 라인뱅크의 핵심 가치이자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특히 라인뱅크 체크카드는 론칭 초기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소셜미디어에서 자발적인 바이럴을 일으켜 라인뱅크 초기 흥행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라인뱅크 체크카드 4종/사진제공=하나은행

라인뱅크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현지 브랜드조사기관 'MarkPlus'(마크플러스)로부터 디지털뱅킹부문 빅4 선호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라인뱅크는 이밖에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 △공과금 납부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이 2018년 3월 인도네시아 모든 은행을 통틀어 최초로 선보인 QR코드를 이용한 무카드 현금인출 서비스도 라인뱅크에 구현했다. 하나은행 ATM에서 생성되는 QR코드를 앱으로 스캔하면 현금을 즉시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드 복제사고가 상대적으로 빈번한 인도네시아에서 복제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노린 서비스이기도 하다.

QR페이먼트 서비스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표준 QR코드(QRIS)가 보편화돼있다.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등 수도인 자카르타 시내 어느 가맹점을 가든 똑같은 규격의 QR코드 패널을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인들이 은행 계좌는 없더라도 스마트폰에 전자지갑을 두는 이유다.

자연스레 결제사업자 간 고객 유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고페이(Go-pay)나 오보(OVO), 쇼피(Shopee) 등 간편결제 업체들은 자사 앱으로 결제시 최대 40% 캐시백과 포인트 적립 혜택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라인뱅크 역시 현지 유명 도시락 전문점 등과 제휴를 통해 QR페이먼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선 빅테크와 은행이 때로는 협력, 때로는 경쟁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가는 중"이라며 "라인뱅크도 라인메신저 플랫폼의 활용도와 고객 접점 확대 노력과 함께 대형 플랫폼 사업자와의 프로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공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범 1년이 지난 라인뱅크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중심엔 지난 3월 출시한 '비대면 개인대출'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개인신용을 정확히 평가, 계량화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최근에야 갖춰졌다. 전자신분증과 휴대전화 실명제도 자리잡은 것도 불과 몇 년 전이다. 라인뱅크는 개인신용 이력이 축적될 수록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개인대출 시장이 획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인뱅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국민 중위연령이 30세가 채 안되고, MZ세대의 경제 참여와 자산축적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젊은 금융소비자의 금융 수요가 다양해지고,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는 추세인 만큼 뮤추얼펀드, 방카슈랑스 등 모바일을 통한 WM(자산관리) 시장 역시 장기적으로 유망한 분야로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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