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해양수산 분야 미래인재 육성
최근 대통령 한마디에 반도체 인재 양성이 이슈가 됐다. 교육부를 포함, 전 부처가 나서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며, 교육부는 대학 입학정원 증원 등 파격적인 인재양성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국가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재를 집중 양성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젊은 신규 인력 유입이 거의 없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바다산업의 입장에서는 반도체 분야 미래 인재양성에 대한 이러한 정부의 집중적인 의지에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더욱이 바다산업이 식량산업으로서 국가 경제적 중요성이 크지만 반도체 산업과 비교해 국가 핵심산업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해 전통산업이 계속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첨단산업으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 수산업 또한 중요한 글로벌 식품산업으로서 이미 수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1차 산업에서 벗어나 2차 바다식품 제조산업, 그리고 생물학 물리학 전자공학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융합된 3차 최첨단 지식산업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4차 산업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가 해양수산 부문이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스마트 양식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수산자원 관리에서도 전자모니터링 정보기술과 어획량, 불법어업 등을 분석하는 AI 옵서버 기술 등이 널리 적용된다.
또한 생산과 가공 , 유통업의 수직계열화를 도모한 글로벌 수산기업이 전 세계 수산식품시장을 주도하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치열한 글로벌 시장경쟁을 펼쳐 나간다. 수산업은 더 이상 전통산업이 아닌 식량위기에 대응한 성장산업으로 각광받으며, 기업에 의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우수한 인력이 몰려드는 핵심산업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통계청의 수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산물 생산업, 가공업 및 유통업 등 수산 분야 종사자 중 50대 이상이 60% 이상, 60대 이상이 약 3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20대 이하의 비율은 5% 미만이다. 대졸 이상은 20% 미만의 수준이며, 월평균 임금은 대기업 대비 약 45% 수준, 중소기업 대비 약 93% 수준으로, 젊은 인력에 현재 우리나라 수산 분야는 매력적인 산업이 아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수산업 구조가 환경 변화에 맞춰 구조조정되지 못하고 여전히 영세한 규모의 1차 전통적인 산업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미래 수산업은 인력난과 수입수산물과의 시장경쟁력 열위로 붕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수산업은 부산을 포함한 해안 도시들의 지역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가까이 중국 일본이라는 세계 최대 수산물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어 산업적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큰 산업이다. 지금까지 오랜 경험과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수산업을 반도체 산업에 버금가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조만간 닥칠 식량위기에 있어 수산업의 국가 경제적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지금의 수산업은 미래 인재들이 몰려들 수 있는 매력적인 산업으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 수십 년째 변하지 않는 규제에 대한 과감한 개혁과 지원을 바탕으로 수산물 생산 유통 가공 등에서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기업화 및 대규모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이 자유롭게 참여해 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수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수산기업이 탄생해야 한다.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는 최첨단 융복합 수산기술에 대한 교육이 활발히 이뤄져 산업계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나가야 한다.
부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도시이고, 해양수산 관련 대학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수산업은 점차 쇠퇴하고, 관련 대학 졸업생은 수산업계로의 진출을 꺼린다. 더는 이런 아이러니한 부산 수산업의 위상에 머물지 않도록 부산지역 및 국가 경제를 주도할 수산업 발전과 미래인재 육성이 도모돼야 할 것이다.
김도훈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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