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에게 7억 이상 주면 안돼!'→여자부의 '황당한 샐러리캡'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국내와 해외 이적을 두고 고민하던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입단,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은 지난 20일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 금액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억 5000만원, 인센티브 2억 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김연경은 여자부 최고 연봉 선수가 됐다. 그동안 양효진이 지난 시즌 받은 7억원이 최고 금액이었는데 김연경이 같은 금액을 받았다.
양효진은 지난 4월 현대건설과 3년 총 15억원(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1억 5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잔류했다. 2억원이 삭감됐다. 다음 시즌 최고 연봉이었는데 김연경이 이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김연경이 역대 최고 금액이라고 하지만 왜 양효진과 같은 금액을 받게 된 것일까? 배구팬에게 물어보면 ‘김연경 연봉=양효진 연봉’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부작용’‘불공평’한 일이 벌어진 것은 어찌보면 여자팀들의 '여자팀 죽이기'에서 비롯된 샐러리 캡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여자부에만 독특한 개인 샐러리캡을 만들어 놓았다.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연봉을 주는게 프로이다.
그렇지만 KOVO는 여자부에 한해 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정해 놓았다. 팀 전체 연봉의 25%와 옵션 금액의 50%까지만 받을 수 있다.
즉 팀 연봉 최대인 18억원의 25%인 4억5000만원과 옵션의 50%인 2억5000만원 등 최대 7억원 밖에 가져갈 수 없도록 설계해 놓았다. 그 어떤 국내 선수라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7억원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물론 뒷돈을 주는지는 알수 없지만 김연경보다 수백배 잘하는 선수가 있어도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 7억원이다.
이런 이상한 여자부 연봉 설계 때문에 여자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이다.
남자부는 연봉 41억5000만원에 이 금액의 40%인 옵션 캡이 적용돼 팀 연봉이 58억1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남자 선수는 김연경처럼 한 선수가 가져갈 수 있는 돈의 최대치가 없다.
그래서 다가오는 시즌 대한항공 정지석은 연봉 7억원에 옵션 2억2000만 원 등 총액 9억 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론상으로는 정지석이 20억원을 가져가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연경에게는 주고 싶어도 7억원 밖에 줄 수 없다.
김연경과 정지석을 비교하면 누가 더 인기 있을까? 팬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김연경에게는 ‘월드클래스’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정지석은 그 급이 되지 않는다. V리그는 남자부보다 여자부가 더 인기도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돈을 쓰고 싶지 않은 여자팀들의 단합으로 인해 불공정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여자부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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