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우주 강국 발판 만든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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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정부는 어제 오후 4시 발사한 누리호가 지상 700㎞ 높이의 지구궤도에 안착한 뒤 200㎏짜리 성능검증위성(PVSAT)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1.5t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는 수준이지만,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팔콘 헤비'는 저궤도에 64t, 정지궤도에 27t짜리 물체를 투입할 수 있을 만큼 고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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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정부는 어제 오후 4시 발사한 누리호가 지상 700㎞ 높이의 지구궤도에 안착한 뒤 200㎏짜리 성능검증위성(PVSAT)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PVSAT와 남극 세종기지 간 교신도 확인됐다. 누리호에는 PVSAT와 함께 1.3t짜리 위성모사체가 실려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무게 1t 이상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얘기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순수 국내 기술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우주발사체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운반수단으로 간주돼 국가 간 기술 이전이나 부품 수입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려는 국가가 엔진은 물론 소재와 부품 모두를 100%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해야 한다. 누리호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300여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경남·울산 기업이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개발을 각각 맡아 전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울산 현대중공업은 제2 발사대(6000㎡)를 직접 건립했다. 이들 지역 기업의 역할은 이후 진행될 누리호 고도화 사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항공우주산업이 부울경 메가시티(초광역도시)의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년부터 누리호 고도화 사업에 들어간다. 내년 1월 100㎏짜리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쏘는 데 이어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하며 기술 수준을 높인다. 이를 바탕으로 2028년에는 한국형 발사체 3호(KSLV-Ⅲ)를 발사할 예정이다. 적도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 쏘아 올릴 KSLV-Ⅲ는 위성 1개만으로 지구표면 3분의 1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이 높은 데다, 고성능 엔진이 장착돼 1.8t(누리호는 최대 100㎏)의 물체를 달까지 보낼 수 있다. KSLV-Ⅲ 발사에 성공하면 2030년 무인 탐사선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9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겨우 실용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뿐이다. 우주발사체 개발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는 엄청나다. 누리호는 1.5t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는 수준이지만,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팔콘 헤비’는 저궤도에 64t, 정지궤도에 27t짜리 물체를 투입할 수 있을 만큼 고성능이다. 스페이스X는 물론 중국도 100t 이상 물체를 저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초대형 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기술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더욱더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우주청을 설립해 우주발사체 성능을 고도화하고, 기업이 그 기술을 산업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달라고 정부에 권고한다. 거듭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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