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의 첫 전동화 모델..조용하고 강한 전기차 'UX 300e'
(제주=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하이브리드차의 '절대 강자' 렉서스가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렉서스 최초의 순수전기차 'UX 300e'와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NX 450h+'가 국내 고객과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 16일 제주시 토요타·렉서스 제주전시장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이달 제주도에 처음으로 문을 연 제주전시장은 연면적 997㎡, 지상 3층 규모로 월 350대의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판매·서비스센터다.
기자는 이날 UX 300e와 NX 450h+ F SPORT를 시승했다. 우선 제주전시장에서 서귀포시 한 카페까지 78㎞가량의 내륙 도로를 UX 300e로 주행했다.
전시장 주차장에서 마주한 UX 300e는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답게 작았지만,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앞 도어에서 시작되는 라인이 뒤까지 이어져 '스포티함'을 연출했다.
차량 내부는 렉서스가 고급 브랜드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전기차 하면 떠오르는 첨단, 미래차라는 이미지를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내부 중앙에 위치한 7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이 아니어서 센터 콘솔에 위치한 패드를 통해 조작해야 했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에 큼직한 중앙 디스플레이가 설치되는 점을 고려하면 7인치 디스플레이에 답답한 느낌마저 들었다.
시승차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돼있지 않아 별도로 스마트폰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봐야 했다.
주차장을 나와 도로 주행을 시작하니 강력한 가속감과 안정적인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UX 300e는 최고출력 204ps(마력)에 최대토크 30.6㎏·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속도가 붙었고, 고속 주행에서도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구불구불한 내륙 도로를 시속 30㎞로 통과할 때도 차체 쏠림이 심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주행모드에 따라 다른 사운드를 제공하는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ASC) 기능으로 가속음이 없는 전기차의 단점도 보완했다. 주행 중 들리는 배기음은 전기차 주행의 지루함을 덜어줬다.
스포트, 노말, 에코 모드에 따라 가속음도 달라졌다. 스포트 모드에서의 가속음이 다소 얇아서 중후한 가속음을 원하는 운전자를 만족시키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출발 전 주행 가능 거리는 253㎞였고, 도착 후 주행 가능 거리는 194㎞가 됐다.
UX 300e의 공인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약 233㎞(상온 복합 기준)다. 다소 짧은 주행거리가 아쉬운 부분이지만,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세컨드카', '써드카'로 전기차를 찾는 고객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UX 300e 가격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상한선(5천500만원)보다 10만원이 낮다.
두 번째 시승은 NX 450h+ F SPORT를 타고 해안도로 등 54㎞가량을 달리는 코스로 진행됐다.
NX 450h+ F SPORT의 전면부 디자인은 UX 300e와 비슷했지만, 그릴 상단의 면적이 줄어들며 볼륨감을 구현했다. 후방에는 렉서스 로고 대신 새겨진 'LEXUS' 레터링이 돋보였다.
렉서스 최초의 전자식 버튼 도어 핸들인 'e-Latch 도어 핸들'이 장착돼 차 문을 손쉽게 여닫을 수 있었다. 차량 내부에서도 버튼을 누르면 문이 살짝 열렸다.
차량 내부 중앙에는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장착됐고, 운전석으로 화면이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고 내비게이션을 보기가 편했다. 기울기가 심하지 않아 조수석에서도 디스플레이를 보거나 조작하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렉서스 최초로 적용된 '멀티 앰비언트 일루미네이션'(조명 시스템)을 통해 다양하고 은은한 실내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었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조합된 F SPORT 전용 시트는 '레이싱카' 같은 느낌마저 들게 했다.
룸미러에는 카메라가 촬영한 디지털 영상이 실시간으로 나왔다. 거울보다 더 넓은 시야각에 선명도도 높아 후방 상황을 점검하는 데 유용했다.
도로에 나와 가속 페달을 밟으니 시원스럽게 차가 나아갔다. NX 450h+ F SPORT의 시스템 총출력은 307ps(마력)에 달한다.
직선 구간에서 스포트+모드로 변경해보니 묵직한 차체에 민첩함까지 더해진 느낌이 들었다. 전·후륜 구동력이 최대 10:0에서 2:8까지 분배되면서 코너를 돌 때 안정감도 향상됐다.
고속 주행에서도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내부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스포트+모드로 변경하자 가속음은 더 굵고 크게 바뀌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평균 연비는 11.7㎞/L가 나왔다. NX 450h+ F SPORT의 공인 복합연비는 14.4㎞/L이지만, 시승 구간에서 주로 스포트 모드로 주행하다 보니 연비가 낮게 나왔다.
타케아키 카토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NX 수석 엔지니어는 앞서 기자단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기존에는 연비에 중점을 두고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번에는 주행에 중점을 두고 4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공인 연비를 보면 NX 450h+ F SPORT는 연비가 뛰어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아니지만,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합리적인 연비와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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