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49재 추모문화제 연다 "그의 공은 9, 과는 1″
김지하 시인 미공개 시 8편 공개
“아쉬움과 그리움, 또 가슴에 응어리를 느낀 사람들이 김지하 시인 영정 밑에서 애도의 정을 갖겠습니다.”
21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달개비 콘퍼런스룸에 모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임진택 연출가, 이종구 작곡가 등이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오는 2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천도교 대교당에서 김지하 시인의 49재에 맞춘 추모문화제를 개최한다. 소설가 황석영·이경자·오정희,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지낸 이시영 시인, 신경림 시인 등 김 시인의 문화예술계 지인 230여 명이 함께 개최를 추진했다.
지난 5월 8일 별세한 김지하 시인은 1960~70년대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동시에 1990년대 운동권 분신 등 극단적 선택이 이어진 것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 비판 때문에 김 시인은 한국작가회의로부터 제명됐다. 투옥이 거듭된 삶 속에서도 국가권력의 부정부패를 질타한 시 ‘오적’ ‘타는 목마름으로’ ‘새’ 같은 절창을 남겼고, 시집 ‘애린’ ‘흰 그늘’ 등에선 자신이 감옥에서 깨친 생명사상을 담았다.
추모제 당일 사회는 김 시인의 미학과 8년 후배인 유 전 문화재청장이 맡는다. 유 전 청장은 “중국 등소평이 ‘모택동은 공이 7, 과가 3′이라 했다. 김지하 시인은 공이 9, 과가 1이라 생각한다. 그가 우리 문화사에 끼친 영향이 참 큰데 그냥 떠나보내는 게 맞나 싶었다”고 했다.
일본 문예지 ‘우미’ 미야타 마리에 편집장 등 1970년대 김지하 시인을 위해 구명 활동을 펼친 일본 문학계 지인들도 추모제 자리에 함께한다. 김 시인과 설화를 겪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추모제 참석 대신 후원금을 보냈다고 한다. 유족 중에선 김지하 시인의 차남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추모제에선 김지하 시인의 미공개 시 8편도 공개된다. 임진택 연출가는 “1991년 ‘세 개의 사랑 이야기’란 희곡 작업용으로 써주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 시인의 생애와 시 세계 소개, 추모시 낭독, 그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와 춤 공연 등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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