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합격' 받으려면 지자체 지원 필수

황민국 기자 2022. 6. 21. 22: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전서 열기 확인한 정부
긍정적 신호 보내면서 ‘첫발’
관중석 규모는 문제 안 되지만
상업시설 폐쇄 요구 등 난제로
일본·카타르·호주 등과 경쟁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첫 모의고사였던 지난 2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한국 축구에 또 다른 소득도 남겼다.

중국이 대회 개최권을 반납한 2023년 아시안컵 유치전에 나설 원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대륙간컵인 이 대회는 월드컵 다음의 위상을 자랑하다보니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으면 도전조차 쉽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3년 전 아시안컵보다 여자월드컵의 남북 공동 개최를 원했던 정부의 바람대로 이번 아시안컵을 포기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로 아시안컵 개최권을 포기하자 반대로 협회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전날인 20일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식 유치 의사를 밝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브라질전에서 직접 ‘캡틴’ 손흥민(토트넘)에게 청룡장을 수여했는데, 그 자리에서 축구 현장의 열기를 만끽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AFC가 요구하는 개최지 자격 요건은 협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인데, 다행히 정부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주면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6월 24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안컵 유치에는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호주 등이 도전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 유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면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오고 있다. 먼저 AFC에 서면으로 유치 의사를 전달한 뒤 8월30일까지 개최국 유치 조건을 다시 서면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후에는 AFC 현장실사를 거쳐 10월17일 AFC 집행위원회를 통해 최종 개최국이 결정된다.

이번 아시안컵 유치 성공은 AFC의 유치 조건을 얼마나 충족하느냐에 달렸다. AFC는 최소 8~10개 경기장의 개·보수와 도시별 선수단 및 대회 본부 숙소, 그리고 대회기간 경기장 내 상업시설의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다행히 첫 조건인 경기장 관중석 규모는 큰 문제가 아니다. AFC는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는 2만석 이상, 준결승전은 4만석 이상, 개막전과 결승전은 5만석 이상을 요구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유산인 월드컵경기장만 리모델링하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도시별 숙소와 경기장 상업시절 문제는 협의 과정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컵이 열렸던 도시도 의외로 5성급 호텔이 3개 이상 확보된 곳이 많지 않다. 또 경기장에 설치된 상업시설을 대회 기간 폐쇄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경우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극장가 등이 2주 넘게 문을 닫아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 개최로 축구 인프라 확대 및 대외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