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없는 일터..'쉴 권리' 어디에

오정현 2022. 6. 2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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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쉴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하지만 일터에 휴게실을 비롯한 쉴 공간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정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기 설비 업체에서 일하는 30대 노동자.

사무실에는 쉴 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너무 힘들 땐 가까운 편의점에 가 잠시 앉아있다오는데, 그마저도 눈치가 보입니다.

[30대 노동자/음성변조 : "(편의점에서) 저 혼자만 개인적으로 뭘 먹으려고 하면 그것도 좀 눈치가 보이니까. 그냥 차라리 한 번 나가서 몸 한 번 기지개 켜고 오는 게…."]

전국의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4천여 명 노동자에게 물었더니, 43.8%가 일터에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근로자 300명 이상인 큰 업체에서는 23.6%가 없다고 답한 반면, 20명 미만의 규모가 작은 업체 노동자는 60% 가까이가 쉴 공간이 따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일터 규모가 작을수록 휴게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전북지역 설문에선 30.7%가 일터에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는데, 특히 협력업체나 파견업체 노동자는 휴게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5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계는 잠시라도 짬을 내 쉴 수 있는 휴게실은 노동자의 건강권이자, 최소한의 인권이라고 지적합니다.

[오현숙/세상을 바꾸는 밥상 대표 : "우리 사회는 세계 최장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매년 520여 명의 과로사가 발생하고 있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에서 제대로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이 절박하다."]

오는 8월부터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법이 시행되지만, 20인 미만 사업장은 대상에서 빠진 상황.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휴게권을 배제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일터에 휴게실 설치 의무화를 적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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