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강국' 궤도 안착
성능검증위성 성공적으로 분리
목표 궤도 안착…첫 교신 성공
한국, 세계 7번째 위성 발사국 돼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마침내 성공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오후 5시1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투입돼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했다”며 “누리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누리호는 오후 4시에 발사됐다. 발사에서 성능검증위성 투입 완료까지 945초가 걸렸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는 진짜 위성이 아닌 위성 모사체(위성과 중량이 같은 금속 덩어리)를 탑재했다. 탑재 가능 중량인 1.5t이 모두 위성 모사체였다. 당시 3단 로켓의 이상으로 모사체 속도를 예정된 초속 7.5㎞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궤도 투입에는 실패했다.
이번 2차 발사에서는 탑재 가능 중량 가운데 162.5㎏을 할애해 위치발신 기능을 가진 성능검증위성을 실었다. 성능검증위성을 뺀 나머지 1.3t은 1차 발사 때처럼 위성 모사체로 채웠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성능검증위성은 예정된 고도 700㎞에서 분리됐다”며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위성 모사체와 함께 성능검증위성까지도 정상 투입에 성공한 것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지난 15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강풍으로 누리호 이송이 연기되면서 발사도 하루 미뤄진 16일로 변경됐다. 새 발사일 하루 전인 15일에는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까지 마친 누리호에서 ‘산화제 레벨 센서(산화제 분량 감지기)’ 이상이 발견됐다. 그 뒤 고장난 부품을 교체하고 21일 마침내 발사에 성공했다.
이날은 누리호에 대한 기술적인 점검 과정에서 아무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날씨까지도 발사를 도와줬다. 나로우주센터에선 대체로 맑은 날씨가 종일 이어졌고, 풍속도 초속 2~5m에 그쳤다. 발사체 이륙을 방해할 수 있는 번개와 강풍 모두 없었다. 이번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1t급 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했다. 러시아나 미국 등이 주도하는 발사체 시장에 발을 디디고,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한 것이다. 2010년 시작된 누리호 개발에는 올해까지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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