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25일 49재날 추모문화제 '사회장' 치른다

2022. 6.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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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을 이렇게 보낼 순 없다. 어떻게 산 사람인데,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이렇게 보내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지난 5월8일 타계한 김지하 시인의 빈소에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임진택 연극연출가 등 시인과 민주화운동을 함께하고 오래 인연을 맺어온 이들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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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시인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 이부영 상임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추모문화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지하 시인 추모문화제는 이달 25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대교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김지하 시인을 이렇게 보낼 순 없다. 어떻게 산 사람인데,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이렇게 보내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지난 5월8일 타계한 김지하 시인의 빈소에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임진택 연극연출가 등 시인과 민주화운동을 함께하고 오래 인연을 맺어온 이들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시인이 한국 사회에 남긴 족적과 영향의 무게감에 비해 조촐하게 치러지는 가족장을 보며, 49재가 되는 날엔 서울에서 그를 기억하고 보내는 추모문화제인 ‘사회장’을 치르자고 다짐했다.

무작정 그렇게 결정했던 추모문화제가 고인의 49재날인 오는 6월25일 오후3시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대교당에서 열린다. 시인의 죽음을 아쉬워하고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한편으론 필화 사건으로 응어리진 이들이 시인의 영정 밑에서 못다한 정을 나누고 시인을 보내는 애도의 한마당을 펼친다.

김지하시인 추모문화제추진위원회(상임위원장 이부영)는 21일 오후 정동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지하와 함께 한반도의 해방과 민주, 생명평화를 꿈꿨던 분들은 부디 그의 명복을 빌어주시고, 가슴의 응어리가 있다면 푸시길 바란다”고 이번 추모문화제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추모 문화제는 청수한동이, 남녁땅살풀이 등 제의의례를 시작으로 민주화운동, 문학활동, 생명운동, 민중문화운동 등 고인이 한평생 지향해온 삶의 궤적을 지인들이 기리는 이야기 마당과 추모시낭독, 노래와 춤 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이날 추모제에선 김지하 시인의 다양한 분야의 족적을 돌아보는 이야기 마당이 펼쳐진다. 함세웅 신부는 감옥에서 만난 김지하 시인을 회고하고, 김지하 시인의 미학적 발전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시인이 불붙인 70년대 문화운동과 그의 수난과 구도의 삶을 돌아본다.

소설가 황석영도 특유의 입담으로 지나온 시절을 돌아보며 시대와 불화한 시인을 안타까워하며 추모한다.

도올 김용옥은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한 사상가모임에서 만난 오에 겐자부로가 김지하의 시에 매료, 우주적 생명의 힘이 있으며, 정말 특별하다고 평가한 얘기를 전한다.

추모문화제에서 이야기마당의 사회를 맡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김지하의 그림과 글씨의 탁월한 예술성에 대해 들려준다. 유 전 문화재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지하의 그림과 글씨도 높은 예술적 성취를 보인다. 김지하는 시를 너무 잘 쓰는 바람에 문인화의 대가라는 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그의 그림과 글씨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문화제엔 일본 문예지 중앙공론 편집인으로 1970년 ‘오적’을 게재하고, 세계지성인들과 김지하 시인 구명운동을 벌인 미야타 마리에(86)도 참석, 김지하 시인과의 52년 인연을 들려준다.

추모문화제추진위는 김지하 시인의 미발표 시 8편도 공개했다.

1999년 임진택 연출가가 시인에게 세 개의 사랑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극본을 써달라고 요청했으나 요양때문에 김 시인이 극본 대신 써준 시들이다. 임 연출가는 “사랑의 방법도 만인간의 공경하는 사랑으로 바뀌는 게 개벽의 근원이 된다는 시인데, 다시 꺼내 읽어보니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예감이 들어있는 것 같다”며, “저항시를 넘어선 생명시”라고 소개했다.

문화제추진위는 이날 일반인들이 추모문화제를 즐기며, 시인을 애도할 수 있는 분향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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