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은 우주로 무엇이든 보낼 수 있는 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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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은 1990년대 초 시작한 한국의 30년 우주발사체 연구개발의 총결산이라는 의미가 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은 누리호 발사 성공을 두고 "무엇보다도 우주발사체가 하나 생겼다는 것, 무엇이든지 우주에 실어나를 수 있는 운송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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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제작·발사 모두 독자기술
발사체 독자기술 세계10번째
우주개발 경쟁 본격 뛰어들어
"무엇이든 실어나를 수단 확보"
국내 우주산업 급가속 가능성
누리호 발사 성공은 1990년대 초 시작한 한국의 30년 우주발사체 연구개발의 총결산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앞으로 30년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9년 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가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의 새 장을 열었다면, 21일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는 한국이 발사체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했음은 물론,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리호 발사 성공이 빛나는 이유는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독자 기술로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3년 1월30일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경우,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구입해 썼다. 또 나로호는 100㎏의 소형위성을 탑재하는 데 그쳤다. 누리호는 국내 기술로 나로호 탑재 위성보다 15배 무거운 1.5t의 위성을 700㎞ 상공에 올려놓았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우주 전략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한 10번째 발사국이 됐다. 특히 75t 액체엔진을 개발해 중대형 액체로켓엔진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로 발돋움했다.
우주기술은 국제적으로 기술 이전이나 정보 공유가 제한된다. 발사체 기술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보면, 미사일 개발에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발사체라는 안보자산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안보자산인 위성의 발사·운용 능력도 확보하게 됐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은 누리호 발사 성공을 두고 “무엇보다도 우주발사체가 하나 생겼다는 것, 무엇이든지 우주에 실어나를 수 있는 운송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1993년 1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을 처음 개발한 이래 꾸준히 기술력을 키워왔다. 2013년 추력(밀어올리는 힘) 140t급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고 9년 만에 300t급 누리호 발사를 이뤄낸 것이다. 우주 선진국들이 300t급 발사체를 개발하는 데 평균 7년 정도 걸렸던 것에 견주면 우리 기술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셈이다. 주요국 외에 파키스탄 등 몇몇 국가들이 우주발사체 개발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국내 우주산업의 변화도 예상된다. 한국 우주산업은 1992년 8월11일(한국시각)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발사장에서 발사된 국내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이후 위성 위주로 발달했지만, 누리호를 계기로 발사체 관련 산업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누리호는 국가의 과학기술 능력, 경제적 역량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있는 호재다. 하지만 우주발사체의 경제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경제성이 없다면 발사체 기술 개발을 어떤 논리로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국가 차원에서 우주개발 육성을 주도한다면, 그 주체가 누가 돼야 하는지 등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고민도 따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 발표에서 ‘항공우주청’을 경남 사천에 설치하는 안을 내놓았다. 체격이 커졌으면 유아용 옷은 벗어야 한다는 우주 분야 과학계와 산업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모양새이지만,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단순한 지역 분권과 안배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누리호를 통해 우리 발사체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알려 발사체 시장에 진출하고, 세계적 추세인 소형위성 발사를 위한 소형발사체 개발도 민간 우주기업을 중심으로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도 누리호 이후에 모색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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